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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Aug 20. 2019

걱정말아요 우리도 할 수 있어요  

- 우리 친구도 할 수 있는게 많아요

걱정말아요 우리도 할 수 있어요   



혹자[或者]는

발달장애인이 어려서는 가족이, 학령기에는 학교서 또는 기관에서,

성인이 되면 시설이나 센터에서 다 제공해 줄 텐데

밥을 하고 요리를 해서 뭐하냐? 고 말한다.


요리는 만들어서 끼니를 해결하고 배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혹자의 말대로 장애인이 가만히 있어도 다 해결해 준다면

무엇을 가르쳐야 되는지 되물어 보았다. 






요리로 하면 아이와 더 친해 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왜 집에서는 쉽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할 수 있는데 없다고 생각한 자신이 너무 우스워요.

맨 날 밥하는데 말이죠. 맨 날 하고 먹으니 당연한 것들에 대해 

‘너무 쉽게 지나쳤구나. 이런 것도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구나.’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요리하는 거 너무. 너무 좋아요.




요리활동은 이미 만들어진 교구나 교재를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다.

식생활에서 먹는 재료를 사용하여 실제 만들어 먹으며 배우는 자연스럽고

접근이 용이한 방법으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통합적인 교육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가정에서 자녀와 요리를 해 보라고 하면

“답답해, 답답해.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하고나면 치우는 게 더 힘들어요.”,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지.”, 

“치료실 몇 군데 다녀오면 집에서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어머니가 하는 한결같은 말씀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여겼던 장애아동의 변화는 착석유지였다.

앉아 있기만 해도 큰일을 해 낼 것 같은

우리 아이들을 지켜보는 엄마의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자녀를 다시 알아가게 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녀를 가장 잘 알고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어머니임을 알았다.

요리활동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알게 되었고

어머니의 무한한 힘을 믿게 되었다.

아이의 장애가 평생 굴레가 되어 화병이 되고,

그러면서도 포기할 수 없어 아이를 닦달하면서

하루에 5~6군데의 치료실을 쫓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장애 자녀의 무한한 가능성을

온 가족과 함께 주방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다.




발달장애인 요리활동에서 나의 경험은 장애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장애인이 요리를 하기에는 환경도 갖추어지지 않았다.

칼과 불을 사용하는 요리는 안전성의 문제로 더욱 할 수 없는 활동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더욱 안타까운 일을 장애인은 가만히 있어도 먹여주고 입혀 주는데

요리를 배워서 써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되겠는가? 하는 우문(愚問)이다.



장애아동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치료기법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일이 무엇일까?'

'웃으면서 치료실에 와서 행복하게 퇴실할 수 있는 활동은 정말 없을까?’



장애아동을 위한  교육과 치료기법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아이들이 학령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행(行)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요리치료는 주위의 반응에 당황스러우면서도 새로운 시작을 알렸고

걱정과 꾸중 속에서 고비는 매 순간마다 찾아왔다. 


과연

장애아동의 특성에 맞게 요리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과 자질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장애인 요리활동은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온 몸으로 알려 주고,

장애아동의 특성을 설명하고 장·단점을 기록하였다.


장애아동과 함께 하는 현장에서의 작은 몸짓과 소리도 빠짐없이 기록으로 남겼다.

기록작업을 어려워하는 강사를 다독이면서 가르치고 격려까지 실어주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나의 오만과 이기심은 바닥까지 내려놓아야 했다.




요리의 대부분이 어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장애인의 특성상 개별적인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장애인 요리활동은 부모나 교사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요리를 하기 위한 조리도구나 설비를 갖추는 일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장애인에게 칼과 불을 제한한다.

장애아동은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등의 이유로

요리활동을 원활히 진행할 수 없었다. 


우리가 생활하는 대부분의 환경은

어른이 해야 하는 일과 아동이 해야 하는 일로 구분 짓고 있다.


요리활동에서도

요리치료사가 해야 하는 활동과 대상자가 해야 하는 활동으로 구분한다.

장애인 요리활동도 활동목표 또는 장애특성과 발달수준에 따라

활동명(요리)을 정하고 활동순서를 계획한다.

시작부터 완성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잘 수행해야 한다는

어른의 생각이 요리활동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20190820권명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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