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우리 아이가 식탐이 많아서요 먹을 때는 거의 호랑이 수준이 되요.
나 : 먹을 때만 ?
어머니 : 많이 먹기도 하고 누가 먹을 까봐 한손은 입에 가져가고 다른 손은 음식에 가 있고..
나 : 가족하고 있을 때 만 그래요 아니면 학교 급식시간에는 ?
어머니 : 학교 급식때는 선생님께 부탁 드렸죠 먹는 양은 집에서 조절할 때니 그냥 두라고요.
나 : 그 이유는요?
어머니 : 학교서 성질 부리면서 친구들에게 피해 주면 안되잔아요.
나 : 그럼 집에서만 음식에 욕심을 부린다는 이야기인데....
어머니 : 네, 특히 나한테만요.
나 : 오늘 집에 가셔서 식사시간에 녹음해 보세요.
식사시간에 오고가는 이야기가 어떤 내용인지 체크를 해 보세요.
어머니 : 음, 왜 그렇게 해야 되지요?
나 : 어머니께서 식사시간에 어떤 말을 하시는지 스스로 아셔야 하거던요.
그 날 교육이 늦게 끝났다. 집으로 가는 길에 순대를 사가지고 가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집으로 들어 가기 전에 배운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단다. 순대를 펴 놓기 전에 ‘맛있게 먹자~’ 고 말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들은 혼자서 순대를 거의 다 먹었고 어머니는 하고 싶은 말을 참느라 힘들었다고 했다.
자폐성장애를 가진 어머니의 자녀는 식탐이 많단다. 식사에 대한 조절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비장애 친구도 청소년기에는 많이 먹는다. 그럼에도 우리 친구의 비만은 어머니의 걱정을 한아름 안겨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 어머니의 걱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 : 어머니~ 식사 전이나 간식, 무엇을 먹을 때부터 끝날때까지 폭풍 간섭을 하죠? 간섭과 잔소리는 아이들을 짜증나게 하거던요. '또 시작하네 엄마가 잔소리하기 전에 철벽을 쳐야 되겠군'.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눈치를 보게 되고 이제는 힘이 세잔아요, 듣기 싫은 말과 행동에는 폭력이 나타나는 거죠. 그래서 녹음을 해 보시라는 겁니다.
어머니 : (한참을 생각에 잠기더니) 맞아요 선생님. 제가 그렇게 잔소리를 해요. 저만 하는게 아니라 아빠도 동생도 먹을 때마다 ‘살찐다 먹지마라, 요것만 그만 먹어라,’ 마트에 다녀와서 숨겨 놓기도 하고 그러면 귀신같이 찾아 먹어요.
나 : 자녀의 식습관은 심하게 말하면 어머니 탓입니다. 아이가 많이 먹는 것을 걱정 만하고 잔소리와 간섭을 하면서 어머니가 조절할 생각은 안 하셨지요. 냉장고를 채워 놓지말고 좀 가볍게 비워 둘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어제처럼 순대를 사 갈 때는 양을 좀 적게 구입하시고 그 순대를 자녀가 보는데서 아빠꺼, 동생꺼, 엄마꺼를 나누는 거에요. 엄마가 나누는 게 아니라 자녀에게 언어로 설명합니다.
“누구야 ~ 엄마가 순대 사왔다. 지금은 엄마랑 누구 밖에 없으니 아빠와 동생꺼 남겨두자. 접시에 너가 담아 둘래.‘
물론 한 두 개 담아 놔도 잔소리 하지 말고 남겨 놓지 않아도 잔소리 하시면 안돼요. 어머니도 자연스럽게 하기 까지 힘이 드실겁니다. 그리고 먹기 전에 ‘누구야 맛있게 먹고 배부르면 그만 먹고 나중에 먹어도 돼’ 라고 이야기하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물론 먹고 있는 중간 중간에 간섭하시면 안돼고요 다 먹어도 잔소리하면 안돼요. 되시겠습니까?
어머니 ; 제가 힘들겠는데요. 제가 폭풍 잔소리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 아이가 먹기 전에 눈치를 보면서 저한테 대들고 안되면 꼬집거든요. 순대 사 간날은요 진짜 엄청 참았어요. 먹기 전에 조금만 먹자고 말하고 먹는 중간 중간에 아무 소리도 안했는데도 아이가 눈치를 보는 거에요.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 올 때 마다 의자에서 일어나 다른 짓을 했죠. 그런데 그 순대를 다 먹은 거에요. 그래도 배 많이 부르겠다고 말하고 냅 둿죠. 진짜 좀 순해 진거 같았어요. 그런데 언제까지 할 수 있을련지...........
편식
‘선생님 우리 아이는요 오이, 수박, 치즈 등은 안먹어요.’
내가 장애를 가진 친구와 요리치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어머니들의 자녀 편식 식재료이다. 우리 친구들이 알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면서 기존에 형성 된 식습관 정보를 그것도 자녀를 옆에 세워두고 조곤조곤 말씀하신다. 그러면 나는 묻는다.
'오이 알러지 있나요?'
어머니 말씀하시길
'아니요 오이 먹으면 올려요. 다 토해 내요.'
tip.
1) 어른은 자녀를 옆에 세워두고 안 먹는, 혹은 싫어하는 식재료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
아이는 온몸으로 말한다. 나 이거 안먹는애. 우리 엄마한테 들었죠 손으로 입을 가리고 머리를 살래살래 흔들어 댄다 이거 먹기 싫어요 토해 버릴 거에요.
2) 어른은 자녀를 옆에 세워두고 ‘말을 못해요. 어려운 거 시키지 마세요. 혼자서는 절대 못해요’ 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요리치료가 시작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 지기는 못하는 애, 선생님이 해 줘야 되는 애, 만지기 싫어 하는 애, 암튼 엄마 한테 다 들었잔아요 라는 표현을 한다.
자녀가 옆에 있을 때는 긍정적인 표현을 한다. 선생님 우리 **이 한번 시켜 보세요 용감하게 잘해요.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선생님의 사랑을 필요로 해요 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느낀다 엄마와 선생님에게 뿜뿜 나오는 사랑의 공기를.
3) 어른은 자녀에게 폭풍 잔소리와 간섭을 하지 않는다.
**아, 이거 해 볼래, 해 봐 라고 시켜 놓고 어른은 딴짓을 한다. 시작과 마무리까지 지켜 봐 주기를 바라고 있다.
**아, 너 혼자 할 수 있지 라고 하고 처음부터 잔소리를 한다 그것도 1절로 끝내지 않고 2절, 3절, 후렴까지 간섭을 한다. 아이는 나혼자 잘할 수 있을거라고 해 놓고 뭐야 많이 혼란스럽다,
자녀가 어떤 과제를 시작할 때 중요 사항만 간결하고 단순하게 설명을 한다. 한번으로 안되면 두 번 , 두 번으로 안되면 어른이 자녀에게 시범을 보여 준다. 설명과 시범에서 좀 더 적극적인 가르침은 자녀와 함께 연습을 해 보는 것이다. 연습 후 자녀 혼자서 할 수 있도록 잔소리 없이 언어적인 설명을 한다.
4) 어른이 조절하고 조정한다.
자녀가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손이 큰 엄마, 어른이 많이 준비하는 것은 아닌지 체크해 본다. 냉장고에는 식재료를 조금씩 저장하고, 과자, 라면류 등은 많이 사 두지 말아야 한다. 배달 음식의 양은 적게 주문하고, 외식은 자주 하지 말 것 그 대신 외시을 할 때는 더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배려한다.
5) 자녀가 직접 선택하고 양을 조절 하도록 지켜 본다.
어른은 ‘**, 너가 먹고 싶은 것 담아 봐, 네가 먹을 만큼 담아~’ 라고 말한다. 장애인 자기결정권에 대해 교육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어른은 그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조절 능력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조절하고 결정하는 힘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느리고 서툴지만 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은 자녀임을 알아야 하는데 장애라고 아는 그 순간부터 부족하다고, 어렵다고, 못하다는 이유로 어른이 다 해 주려고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어른은 자녀와 함께 있는 곳에서는 칭찬과 격려를 담은 말만 전하기로 한다. 안하는 것, 못하는 것, 하지 않는 것, 싫어 하는 것, 미루는 것 등의 부정적인 행동과 말은 자녀가 없는 곳에서 의논하고 방법을 찾기로 한다. 자녀의 폭풍 식탐 때문에 고민이었던 어머니는 스스로를 되돌아 보았다고 했다. 이틀 동안의 교육은 자녀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고 첫 날부터 배운 것을 시도해 보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교육이 끝날 즈음, 편식 뿐만 아니라, 자녀에게 나타나는 모든 문제의 발단은 나로부터 시작 되었음을 알았고, 자녀를 바라보는 이 마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장애자녀를 둔 어머니가 그러하듯 이런 교육을 듣는 날은 힘이 쏟았다가, 자녀의 문제행동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어느 날은 우울했다가를 반복 하곤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치지 않아야 하고 힘을 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019829 권명숙글
장애자녀의 폭풍식탐과 편식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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