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Dec 03. 2020

감자는 어떤 요리가 되어야 할까요.

요리치료 프로그램 29

감자는 어떤 요리가 되어야 친구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감자를 찌거나 삶아서 주면 왜 잘 먹지 않을까. 우리 친구의 이야기이다. 삶은 감자를 집에서 많이 먹어서 그런가도 생각해 보았다. 실제 부모님과 주양육자에게 여쭤 보았지만 집에서 감자 쪄 먹으면서 있을 시간이 있나요 하면서 아쉬운 웃음을 건냈다. 집에서 찐 감자를 먹을 시간이 없어서 ....  사실 우리 친구의 하루가 매우 바쁘다. 아침부터 저녁 식사시간까지 학교로, 치료실로, 센터로, 기관으로 다니다보면 아마 저녁식사도 밖에서 해결하고 귀가하는 일이 많고 집에 가서도 배달음식으로, 즉석조리제품으로 밥상을 차린다고 했다. 아마도 시간이 없어서 또는 친구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준비하다 보니 그럴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찐감자에 설탕을 솔솔 뿌려 주었다. 감자에 설탕을 넣어 으깨어 먹었던, 알감자에 설탕을 듬뿍 묻혀 먹었던 기억이 났다. 요즘 **핫도그에 설탕그릇 속에서 뒹군 핫도그는 뽀얗게 설탕가루를 뒤집어 쓰고 나온다. 그 위에 케첩과 다양한 소스를 취향껏 바른 후 크게 한입 꽉 먹어 본 기분을 찐감자로 대체해 보았다. 오호 친구들 봐라, 감자에 묻은 설탕만 쪽쪽 핧아 먹고 있다. 그렇게 한다면 설탕 넣고 감자를 으깨어 섞어 주었더니 잔잔하게 숨어 있는 설탕을 골라 내느라 그릇에 코를 박고 찾는다. 어쩌다 덜 섞인 설탕을 숟가락에 올려 먹는데 감자가 따라 입에 들어 갔다. 감자의 맛이 핫도그의 맛보다 익숙하지 않은가 보다. 하긴 찐감자의 맛이 밍밍, 텁텁, 그렇다고 많이 부드럽지도 않으며 고소하지도 않아서 이들의 입맛을 살리기는 많이 부족한 식재료이긴 하다. 역시 알고 있는 익숙한 맛에 손이 간다는 것. 



친구들에게는 위험한 활동이지만 그래서 해 보라고 할 수도 없는 활동이지만 감자를 좀 먹여 보겠다는 욕심으로 이래저래 머리를 굴려 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감자볶음을 잘 먹어 주었다. 감자를 채썰어 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넣은 후 감자채를 넣어 바삭하게 볶으면서 소금으로 간을 한다. 감자채 볶음을 잘 먹는 것은 ****에서 판매하는 감자튀김(프렌치 프라이) 때문일 거라 짐작이 된다. 이마저도 바삭하게 튀기듯이 볶아 주어야 잘 먹 준다 고맙고 감사하게도.




감자조림은 감자를 주재료로 하는 요리중에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감자에 고춧가루 양념으로 옷을 입히고 간장으로 맛을 냈다. 감자인지 알까?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친구들은 감자인 것을 단번에 알았다. 다행이도 찐감자보다는 훨씬 잘 먹는다. 아마도 매운 맛을 좋아하는 친구라서 맛있다고 할 수도 있다. 밥 위에 양념 된 감자조림 한조각씩 올려 맛나게 먹는다. 그 중에는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친구가 있었다. 고춧가루를 빼고 간장조림으로 만들었다. 감자튀김보다 찐감자보다 친구들이 만들기는 훨신 쉽고 간단한 과정이다. 감자껍질을 벗기고 숭덩숭덩 마음가는 크기로 잘라서 팬에 넣고 미리 만든 양념장을 넣고 중불에서 지긋히 익히고 졸이는 동안 어질러진 테이블을 정리하면서 기다리면 되니깐.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처음 해보는 요리는 쉽지 않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시절이 생각나는 고구마생채 무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