떵 냄새가 난다는데... 된장의 비애

요리치료 프로그램 34

떵 냄새가 난다는데... 된장의 비애




한순간에 교실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성인 장애인이 있는 센터에서 된장찌개 끓이는 방법을 알려 주는 수업을 진행했다.

한번은 뚝배기에, 한번은 노란 냄비에, 한번은 궁중팬에 만든다. 된장찌개를 세 번 끓인다고 하면 관련 선생님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이렇게 많이 만들어서 다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이 질문의 속내는 이러하다. 우리 친구들이 끓인 된장찌개를 누가 먹느냐. 혹시 버리는 건지..................... 말꼬리를 길게 빼면서 묻는다. 그 다음 말은 이거 우리 애들 먹입니까? 이다. 당연히 네 같이 먹습니다. 센터에 인원이 선생님들과 이용자들을 합하면 스무 명이 훨씬 넘는 곳이 많다, 뭐 요즈음 많이 생기고 있는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만하더라고 정원 30명에 한반에 6명씩 다 섯반, 한 교실에 정담임 부담임해서 2명의 선생님이 계시고 사무실에 그리고 외부 강사 합치면 이 정도의 찌개는 먹을 수 있다. 걱정스런 질문의 속내는 알지만 세 번을 끓이는 찌개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다. 뭐 모아보면 집에서 끓이는 정도의 양이다. 또한 된장찌개를 끓일 수 있는 친구라면 위생과 안전은 기본으로 가르치면서 진행한다.



절대 음식은 버리지 않는다.

성인 이용자가 이 교실로 저 교실로 코를 막고 왔다 갔다 할 때는 사실 정신이 없다. 그 상황이면 일단 후퇴다. 모든 활동을 멈춤하고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다. 이 친구들이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건지 이유를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이유인즉, 된장 특유의 냄새, 그윽한 된장의 향 때문에 이 난리가 난 것이다. 그래서 조리사님과 담당 선생님께 여쭈어 봤다. 식단에 된장찌개 없습니까? 라고.

돌아오는 대답은 식단에 당연이 있지요 그런데 좋아하는 친구는 아주 많이 먹고 안 먹는 친구는 끝까지 안 드신다는 것. 그런데 오늘의 요리에 방방 뛰어 다니는 저분은 잘 먹고 더 먹는 친구라는데 왜 저럴까요? 나의 대답은... 오늘 저를 만나서 너무 신이 났나 (입술에 침 한번 바르고 침 꼴칵 넘기면서) ㅎㅎ, 본인이 하고 싶어서 관심 가져 달라고 하는 행동일 수도 있고 (요리를 좋아하고 잘 하는, 그리고 먹기도 잘..). 아니면 정말 싫어서 거부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바바방 뛰는 친구와 대화를 시도해 봤다.

진정 그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으며 이 상황이 해결되어야 다음 진도가 나갈 수 있으니까 조용히 부르려고 했으나, 언제나 그러하듯 왁자지껄 요란법석을 떨며 가까이 와서는 나의 코를 잡으며 떵이라고, 냄새 난다고 한다. 순식간에 코를 만지는 바람에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당김을 당했다. 내 코가 자연산이라서 참으로 다행이다. 그렇지만 아팠다.



그런데 아이들은 왜 떵 이야기를 좋아할까.

우리가 먹는 된장이 숟가락으로 퍼면 모양이 그러하고, 색깔이 그러하고, 냄새가 더 향기롭게 퍼지니 그 무엇과 연결이 되는 것도 이해를 하려고 한다. 우리 친구들이 그나마 그렇게라도 연결하여 몸짓으로 소리로 표현하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되나...


스스로도 혼란스럽다.




2020-12-10된장찌개.JPG


noname01.jpg


우동보다 잔치국수를, 스파게티보다 비빔국수를, 스프보다 호박죽을, 단무지보다 깍두기를, 샐러드보다는 삼색나물을, 샌드위치보다는 백설기를, 케첩과 마요네즈보다는 된장과 고추장을 먼저 알려주고 먹이고 싶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선생님, 조개가 나 조아해. ....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