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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Dec 15. 2020

온 몸으로 표현되는 것은 스토리텔링이 된다

요리치료 프로그램 37

온 몸으로 표현된 것은 스토리텔링이 된다.



고구마스틱은 겨울 간식으로 많이 애용한다.

겨울뿐 만 아니라 사시사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간식이기도 한다.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고구마스틱은 향토 식재료로 만드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마 먼 곳에서 물 건어 온 것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휴게소에 갈일이 있으면 구입 후 살펴봐야겠다. 아마도 당분간 고속도로를 달릴 일이 있을까 싶다.

고구마의 종류는 다양하다. 제가 아는 선에서  그리고 제가 구입해 본 경험으로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자색고구마가 있으며, 모양도 길고 가는 것, 감자처럼 동그란 것, 커다란 왕고구마까지, 올 겨울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고구마를 많이 구입했다. 



제가 고구마 요리로는 고구마로 주로 해 먹는 것은

깍둑썰기해서 밥 지을 때 넣는 고구마 밥, 호일에 꽁꽁 싸매서 냄비에 굽는 군고구마(우리집에는 에어프라이기가 없다). 가장 편한 것은 찜기에 찐 고구마, 달달하고 찐덕한 고구마 맛탕 그리고 얇게 채 썰어 식용유에 튀긴 고구마스틱이다. 고구마스틱은 가끔, 어쩌다 한번 해 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용하고 남은 식용유를 버리기가 뭔가 찜찜하고, 고구마를 튀길 때는 왠지 기름이 나에게 달려 들것 같은 불안이 밀려온다. 그런 걱정을 뒤로 하고 만들어 진 스틱을 먹을 때는 눈과 입이 즐겁다. 



학교와 기관에서 우리 친구와의 요리활동은 이렇다. 

초등부,  중고등부의 친구들은 이 고구마스틱을 엄청 좋아한다. 물론 치아가 불편한 친구도 있다. 이 친구를 위한 고구마스틱은 조금 덜 튀긴다. 그러면 고구마가 딱딱하지 않고 물컹해서 먹기에 수월하다. 식용유를 사용하는 고구마스틱을 만드는데 참여자가 모두 달려들어 만드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우리는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하고 이것으로 배를 채우는 주식이 아니므로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과정을 지켜보는 참여자는 참으로 신기해한다. 누구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손에 한 봉지쯤은 들어 본 적이 있을 기억을 더듬어 본다. <기억 재생하기>에서 참여자들은 신났다. 언제, 누구랑, 어디 갈 적에 무슨 휴게소에 들러 먹어 봤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6하 원칙에 맞지는 않지만 띄엄띄엄 온 몸으로 표현하는 낱말을 모아서 우리만의 스토리텔링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구마스틱은 각자의 컵에 담게 한다.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고구마스틱이 종이컵에 담겨져 비닐을 뒤집어쓰고 판매된다고 참여자는 말한다. 그가 말하는 대로 컵에 담는다. 그 대신 금방 먹을 것이기에 비닐 씌우기는 하지 않는다. 각자의 컵에 고구마스틱 담기는 참으로 오묘하다. 나쁘게 말하면 욕심을 부려도 더 이상 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온 정성을 다해 가지런히 담아도 마음이 더 하는 대로 욕심을 낼 수 없다. 그래서 짜증내는 참여자가 있기도 하고. 입으로 직진하는 이도 있다. 그러면 그런대로 그 상황을 묵묵히 지켜보는 일도 중요하다. 마치는 시간까지 짜증을 내는 친구, 도움을 주는 친구, 양보를 하려는 친구, 자신과 타협을 하는 친구,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는 친구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끝내 삐져서 교육실을 이탈하는 친구도 있다. 삐져서 나가는 친구를 달래려고 따라가는 친구도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들은 참으로 다양하게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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