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나의 계획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다.

발달장애인 요리치료

언제나 나의 계획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다.


요리치료 프로그램에 참여자가 많을 때는 한명씩 특성을 파악하고 그 특성에 맞게 방법을 설명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부족하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구성 할 때 2인 1조 또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참여자의 수에 맞게 나만의 조 편성이 이루어진다. 활동계획서를 작성하면서 활동에 따라 과정을 2인 1조로 구성하기도 하고 , 5명 집단 활동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상황은 이러했다. 일찍 도착한 나는 아직 셋팅이 되지 않은 테이블을 보고 조리실 안쪽으로 들어 갔다. 방금 점심식사가 끝난 모양이었다. 분주하게 준비하시는 선생님들을 보고 그냥 있을 수 없어 팔을 걷어 붙이고 재료 준비를 함께 하였다. 오늘은 채소로는 파프리카, 버섯, 대파, 양파가 준비 된 날이다. 참여 인원이 많을 경우에는 미리 재료를 손질하여 세척을 하고 물기를 닦은 후 각자의 접시에 소분하여 담아 둔다. 대파의 뿌리를 다듬고 양파의 껍질을 벗겼다. 그리고 큰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빼 준다. 파프리카의 굵은 꼭지를 가위로 잘라 내고 껍질을 씻어 소쿠리에 담는 그 찰라 ....


(조리사)선생님

: 강사님 오늘 파프리카 1인당 반 쪽이 필요하죠?


나: 아, 네,


(조리사)선생님

: 그럼 반으로 갈라서 씻어야 되는데..


: 아, 네. 한개로 둘이 나누어 사용 할 수 있게

하려고요.


(조리사)선생님

: 강사님, 그냥 잘라서 씨 빼고 나눠 주죠.


: 참여자분들이 칼질을 잘 하니까 그 중에서 더 잘하시는 분께 잘라서 나눠 사용 할 수 있게 하려고 하는데요

양파도.



(조리사)선생님

: 파프리카는 안에 씨가 ....그분들이 처리를 못하니까, 테이블에 바닥에 씨가 떨어지면 청소하기가....좀 .....


나 : 아, 네.


파프리카를 반으로 나누어 손으로 꼭지와 씨를 제거하고 물에 씻어 소쿠리에 엎어 물기를 빼 주었다.


나 : 휴, 그래도 다행이다. 양파는 씨가 없어서 깔끔하게 반으로 잘라 나누어 쓸 수 있어서.. ..




예전 같았으면 "선생님, 제가 청소할게요." 하면서 참여자에게 자르게 하고, 나누게 하고, 흩어진 씨앗을 관찰하게 하고, 더 어질러질 것이지만 서툰 몸짓과 손짓으로 치우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식당의 대빵이신 (조리사)선생님의 말씀을 고분하게 잘 듣고 맞춰 드렸다. 나를 이 자리에 있게끔 하신 담당 선생님도 아무 말씀 안하시니 나도 찌그러질 수 밖에. ...



나는 열정이 식은걸까, 마음이 변한 걸까.

아니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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