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소리에 귀 귀울입니다.
그녀의 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그녀에게는 정확한 언어로 설명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정확한 언어라는 것은 별이(가명)씨..... "이거 좀 주세요. 별이씨 이렇게 하세요. 별이씨 이렇게 하면 안돼요." 라고 말하면 그녀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라고 하는 사람은 대개 그녀와 함께 하는 부모, 가족 그리고 선생님, 치료사. 봉사자. 활동가 등 그녀 주위에서 교육을 하거나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가, 아니 나도 시간에 쫒기거나, 인원이 많거나, 마음이 급할 때 자주 쓰는 말투이기도 하다. 즉 추상적인 언어, 추상적인 설명이라고 말한다. 그럼 어떻게 설명하고 지시를 해야 하느냐고 물어 온다. 그녀와 내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자세하게...그것도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한다. 즉 그들이 눈으로 보아 알 수 있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별이씨 이거 해 보세요."가 아니라 "별이씨 길고 가늘게 썰어 보세요." "별이씨 이거 여기에 봐요". 가 아니라 "별이씨, 오이를 도마 위에 올려요" 이다. "별이씨 이 손에 이거 잡고, 이거는 저 손에 잡아 봐요." 가 아니라 " 별이씨, 한 손에는 오이를 잡고 다른 한손에는 칼을 잡으세요."라고 지시를 내린다. 이 추상적인 말로 설명을 하고 가르치는 것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느 습관이며 흔히 하는 실수이기도 하다. 장애인과 함께 하는 수업에는 항상 정확해야 한다. 설령 그녀가 추상적으로 설명을 해도 잘 이해하고 행동 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녀만 두고 일대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더 주의를 해야 할 일이다. 나는 적게는 10명의 장애인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많게는 15명, 20명이 함께 하기도 한다. 물론 자원봉사자님과 담당자님가 함께 하고 있다. 내가 그녀에게 설명하는 말투는 그녀 한 사람 뿐만 아니라 참여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므로, 한 사람을 위한 설명은 참여자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큰소리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나의 수업은 칼을 사용하고 불을 사용하는 일이라 주의력과 집중력을 요하며 안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그녀는 언제나 조용한 모습으로 강의실로 들어 온다. 내 수업 전에 어떤 수업이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기에 참여하는 성인 장애인 15명은 각자 다른 프로그램을 하고 들어 온다.
처음에는 시간에 맞춰서 들어 오지 않았다.고로 지각생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담당선생님이 찾으러 다니거나, 전화를 하면 늦은 걸음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시작시간보다 너무 일찍 와서 사전준비를 하다가 인사를 나눈다. 그들은 입실하면서 얼마나 큰소리로 인사를 하는지.... 본인이 왔다는 긍정적인 자기 소리를 내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그녀는 인사도 없이 언제나 조용히 들어 온다. 입실하는 그녀를 보고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별이씨, 어서오세요. 잘 지냈어요?' 라고. 그렇지만 그녀는 쌩하고 들어 온다. 그리곤 늘 앉던 자리에 의자를 당긴다. 그녀의 첫번째 특성은 언제나 늘 앉던 자리에 앉는다이다. 수업이 진행되고 모두가 모였으니 다시 바르고 정중하게 인사를 나눈다. 지난 시간에 했던 것을 기억하고 오늘의 할 일을 말해 준다. "여러분 한 주동안 잘 지냈어요? 지난 주 몇월 며칠 무슨 요일에 무엇을 만들었나요? 우리가 만든 주먹밥에는 어떤 재료가 들어 갔나요?" 라고 구체적인 날짜와 요일을 언급하고 그들이 만든 요리를 기억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면 여기 저기서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하면서 분위기가 왁자지껄해진다. 처음은 그렇게 내고 싶은 소리를 들어 준다. 시간이 지나면 그들끼리 조율이 이루어지면서 조용해진다. 나는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은 손들고 합니다." 라고 하면 여기 저기서 손을 든다. 그중에 한 명에게 설명을 하라고 하고 나머지는 잘 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서로 이야기 하겠다고 왁자지껄한 분위기에도 그녀는 테이블만 쳐다보고 동료를 바라보지 않는다. 일어 선 참여자의 이야기가 끝나면 다시 한 명씩 이름을 부른다.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맞추고,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온갖 제스처를 사용하여 눈을 맞추어야 수업이 진행 된다. 물론 그녀도 온갖 행동이 따라와야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녀의 두번째 특성은 눈맞춤이 어렵다는 것이다. 초반부는 참여자가 강사의 말과 행동에 집중 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활동에 엄청 적극적이다. 칼을 사용하여 자르고 썰고 다지는 작업에 집중력이 최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요리에 사용되던 똑 같은 크기와 모양이라는 점이다. 조금 크게 썰어도 된다고 내가 썰은 재료의 모양과 크기를 보야 주어도 "네~" 라고 말 만하고 행동은 언제나 똑 같다. 그녀가 손질한 식재료의 모양과 크기는 거의 일률적이다. 엄청 정교하다. 칼을 사용하는 손놀림도 엄청 빠르고 정확하다. 이러한 남성 참여자가 한명 더 있다. 이들은 바로 자폐성장애를 가진 참여자이다. 그녀의 움직임은 조금 느리지만 실수를 하지 않는다. 중복활동 즉 이중적 의미를 이해하는 언어에는 어려움을 나타낸다. 그러나 한가지씩 일을 처리하고 다른 한가지를 다시 해 내는 일에는 실수가 없지만, 옆에서 "오이 그만 볶으세요. 오이를 접시에 담고, 달걀을 팬에 놓으세요. 달걀을 볶으세요." 라고 단문으로 설명을 하고 지도를 해야 한다. 이것은 "오이를 접시에 담고, 달걀을 볶아요." 라는 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말이다. 오이를 접시에 담으라는 말은 그만 볶으라는 말이 포함 되고, 달걀을 볶으라는 말에는 달걀을 팬에 넣으라는 말이 포함되는데 .. 그녀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 문장씩, 한 과정씩 끊어서 그녀의 느린 행동과 이해력에 맞추어 설명을 해야 한다. 내가 다른 참여자를 지도 하느라 그녀의 활동이 끝난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하면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행동이 잠깐 멈춰 있기도 한다.
세번째 특징은 함축적이거나 이중적 의미를 나타내는 언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그녀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들어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별이씨, 앞으로 나오세요. 선생님을 도와 주세요."라고 하면 앞으로 걸어 나온다. "청경채를 팬에 넣으세요. 숟가락 두개를 양 손에 잡으세요. 청경채를 숟가락으로 뒤적이면서 볶아주세요. 청경채에 굴소스를 넣으세요."라고 한 과정 씩 말해 주면 정확하게 팬에 쳥경채를 넣고, 두 손에 숟가락을 잡고 청경채를 뒤적이며, 숟가락을 옆에 놓고 굴소스를 넣는 활동을 해 낸다. 물론 그녀가 할 수 있는 활동을 더 확장 시켜 주는 일을 하고 잇는 중이다. 가끔씩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 지시를 할 때도 있다. "이것을 하고 저것을 하세요.'라고 빠르게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행동의 움직임을 보면서 "이.것,을, 하.고. ......(행동이 시작되고, 완료되는 것을 보면서) .... 이것이란 행동의 끝자락과 겹치게 저것을 지시하는 일이다. 그녀의 네번째 특성은 그녀의 대답은 언제나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내가 먼저 " 나는 우리가 손으로 동그랗게 만든 주먹밥이 맛있습니다. 맛을 보려면 집에서 도시락을 열고 젓가락을 사용합니다. 주먹밥을 먹어 보고 달다. 짜다. 고소하다. 싱겁다라고 말합니다." 라고 말을 한다. 그후 그녀에게 묻는다. "별이씨가 만든 주먹밥을 먹었습니까?" "네" "맛이 고소하다. 싱겁다. 짜다. 달다. 맛이 어땠습니까?" "네" "별이씨 맛있었나요?" "네" "별이씨 고소했나요?""네" "별이씨 맛있어요?""네" 그녀의 대답은 언제나 한결 같았다. 그런데 그녀가 단호하게 표현하는 말이 있다. "좋아요." 이다. 우리의 수업이 마무리되고 난 후 "오늘의 수업이 재미 있었나요?' 라고 물으면 그녀는 "좋아요,.."라고 말하는 한마디뿐이다. 다른 모든 물음에 그저 "네"라고 하던 그녀 였는데 말이다. 그녀의 다섯번째 특성은 ....긍정적으로 보자면, 같은 일을 반복해도 한치의 오차가 없다는 것이고, 행동패턴이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상동행동) 그래서 그들에게 나타나는 반복적인 행동을 강점으로 발전시켜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녀의 경우에는 특정 감각에 문제를 나타내지 않아서 활동에 변화를 주어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물론 참여인원, 활동시간 등 다양한 제한이 있기도 하고, 다른 참여자보다 기회를 더 많이 준다는 인식이 있으면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기에 참으로 조심스럽게 다가 가고있다. 우리가 활동 중에 만든 결과물은 기관에서 제공하는 은박도시락에 담아서 가정으로 가져 간다. 그 은박도시락이라는 게 뚜껑을 닫는 일도 상당히 어렵다. 여기를 오므리면 반대편에서 어긋나고, 다시 또 만지면 뚜껑이 벌어지는 .. .아무튼 나도 어렵게 뚜껑을 닫는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녀는 엄청 잘한다. 아니 한치의 오차도 없이 네개의 모서리가 정확하게 여며지고 ..뚜껑 위에 가슴에 붙은 이름표까지 떼서 딱! 붙여 놓는다. 이 모습을 보고 다른 참여자에게도 "이 도시락은 내꺼"라는 표시로 이름표를 붙이게 하고 있다. 그녀에게 다른 과제가 주어졌다. 다른 참여자의 뚜껑을 닫아 주라고 했다. 다른 참여자도 물론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하지만 대개는 신체적 결핍(뇌병변장애) 참여자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이다. 지적장애인에게는 몇번씩 해 보라고 촉구를 하지만, 금방 힘들어하고 싫증을 내며 끝까지 마무리를 해 내지 못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그러면 "별이씨. 달이님 도시락 잘 닫혔는지 확인하세요." 라고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달이님의 자리로 옮겨 도시락을 만져 준다. "별이님 짱!!!" 달이님은 "별이 고마워~"한다.
내가 만나는 그녀는 자폐성장애가 있다. 생활연령은 30대 후반, 정확한 연령은 모른다. 그녀의 지적연령은 5, 6세 정도이다. 표현언어는 ..문장이 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듣지 못했다. "좋아요." 정도. "무엇이 좋아요." 라고 다시 물으면 나를 회피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 도시락 만들기가 좋아요."라고 다시 말해 준다. 그녀에게는 반향어가 없는 듯하다. 아직 들어 본적이 없다. 수용언어는 단문으로 천천히 끊어서 말하면 알아 듣는다. "선생님 앞으로 나오세요." 칼을 도마 위에 올려요." "도마를 위쪽로 밀어요." 라고 하면 알아 듣고 행동으로 이어진다. 행동은..그녀만의 패턴이 있다. 늘 앉던 자리에 앉기. 자폐성장애가 그러하듯, 상동행동이다.그리고 비툴어지고 어긋나는 것을 못견뎌 한다. 항상 고치고 바르게 두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눈맞춤...그녀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면 반응이 없다. 다른 곳을 쳐다 보거나, 테이블 아래만 보고 있다. 내가 중앙에 서서 이름을 부르면서 손을 흔들거나, 두둥 몸짓을 크게 하면 힐끗 쳐다보는 정도이다. 그만큼이라도 마주해 주는 것으로 오케이다. 대신.......".눈을 쳐다보세요, 얼굴보세요."라고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런 지시는 대상이 학령기에만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왜냐..정확한 언어표현이 중요하니까) 그녀의 나이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말을 들었겠는가 싶어서 이다. 그 대신 다른 말과 행동으로 눈맞춤을 한다. 한가지 방법을 말하자면, 달이님 앞에서 별이님을 이야기하고, 별이님 앞에서 달이님에게 설명하듯이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녀는 그녀들은 자기가 아닌 다른 이에게 이야기 하는 나를 빤히 쳐다 본다. 그녀들이 살아 온 시간만큼 어느정도는 자기, 자신이라는 개념은 학습이 되어 인지된 상황이라는 이야기이다. ' 오, 나는 여기 있는데 왜 다른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하지.' "저~ 여기 있어요." *이글은 현장수업에서 만나는 개인적인 생각과 의견을 적은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