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간은 언제나 긴장이다.
그들은 즐거운 만큼 나는 긴장도가 높아진다.
새로운 기관에서의 첫 수업은 언제나 긴장을 하게 된다. 이 기관에서의 수업도 일주일 전부터 바짝 정신을 차려야 했다. 활동에 필요한 품의서를 보내고, 다양한 상황을 예견하며 활동계획서를 작성했다. 참여인원 5명에 60분 수업. 한 시간 동안 뭘(결과물) 해 낼 수 있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그래서 더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야 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참여자 특성, 활동 공간, 담당자가 준비 해 둔 식재료와 조리도구를 살펴 봐야 한다. 나는 수업을 하기 전에 담당자에게 항상 물어 보는게 있다. 참여자들이 요리를 해 본 적 있느냐. 있다면 칼을 사용해 봤느냐. 위험에 대한 인지와 칼 사용은 어느 정도인지를 반드시 물어 본다. 담당자의 대답은 "요리활동을 해 봤다. 그리고 칼 사용도 잘한다."고 말한다. 담당자의 아주 긍정적인 답변에 안도하면 안된다. 내가 직접 참여자를 겪어보기 전에는 그들의 특성과 수준을 예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오랜 경험에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날도 나는 30분 전에 기관에 도착을 했다. 첫 시간, 첫 만남에는 더 일찍 가는데 담당자는" 왜 이리 일찍 왔느냐"고 말했다. 나는 다소 민망하지만, 활동장소도 미리 체크해 봐야하고, 준비재료도 미리 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기관의 담당자들은 3, 40분전에 도착한 나에게 왜 이리 일찍 왔냐고 말하는데... 어떤 교육이던 강의던 30분 일찍 도착하는게 맞지 않나? 아무튼 '강사가 일찍 도착하면 부담스러운가 보다'고 생각했다.
활동이 진행되는 공간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다. 기관의 이용자들 모두가 사용하는 곳, 즉 식사도 거기에서, 담소를 나누며 차 마시는 곳도 거기서, 식당이자, 휴식공간인 듯 했다. 그 공간의 가장자리를 둘러서 사무실이 있었고, 작은 프로그램실이 있었다, 화장실도 밝고 찾기 좋은 자리에, 엘리베이터도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었다. 우리는 그 곳의 가운데 자리에서 오는 사람, 가는 사람을 마주해야 하고, 사무실 선생님들도 오며가며 구경하는 ...허 한 곳에서 수업을... 하긴 장소가 문제인가 참여자가 즐거우면 되는 일이다. 참여자가 시간이 되니 담당선생님이 참여자를 데리러 올라갔다. 3층은 작업장이라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남자 둘, 여자 셋. 모두 다섯명의 참여자가 활동을 한다. 나는 참여자가 오기 전에 조리도구와 식재료를 셋팅했다. 그리고 참여자가 수업에 들어 오는 모습과 의자에 앉는 모습을 담았다. 오빠, 언니라고 호칭을 부르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계획을 다시 구상하였다. '오늘은 칼 사용은 안되겠다.' 첫 시간의 목표는..... 나의 설명을 잘 듣는가(집중), 설명을 듣고 어느 정도 이해를 하는가(인지). 지시 따르기를 잘 하는가(수행). 기다림이 가능한가. 손가락 사용은 어느 정도인가(소근육). 착석은 어느 정도 가능한가 등을 알아보기로했다.
참여자의 특성과 수준을 알아가는 시간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첫 시간에는 참여자의 특성과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샌드위치 만들기를 한다. 컴비네이션 샌드위치 만들기는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므로 참여자의 수준을 파악하는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오이 3장을 종이 타월 위에 올리세요. 오이 3개를 가져 갈 수 있는지 인지와 학습능력을 알 수 있으며, 종이 타월 위에 올리는 지시를 수행 할 수 있는지, 소금을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또는 1번 손가락과 2번 손가락) 소금을 집어 보세요. 검지손가락(2번 손가락)으로 소금을 문질러 보세요. 손가락을 자유롭게 오므렸다, 펼쳤다를 할 수 있는지(소근육발달). 다지기를 힘차게 두드려 봅니다. 다지기 사용으로 참여자의 힘의 강약과 조절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가를 알 수 있다. 나의 몸과 마음을 바쁘게 움직인다. 모두가 시원하게 앉아 있거나, 창가에 기대어 서서 우리를 바라 보고 있을 때 나는 뚝뚝 떨어지는 땀을 닦았다.(모두는 앉아있지만, 나는 계속 움직여야 하는데...에어컨 바람이 그립다) 그래.... 첫 시간은 긴장이지만, 참여자는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다.
담당자가 준비한 칼은 아주 날렵했다. 새 칼이라 잘 들었고, 앞이 엄청 뾰족하여 날카로웠다. 나는 이렇게 날이 서 있는 칼을 무서워한다. 예전에 손가락을 날려 수술을 한 경험이 있어, 내가 사용하기도 부담이 되었다. 그럼에도 참여자에게 칼이란 식재료를 자르거나 썰 때 사용하는 것이며,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교육해야 했다. 다지기를 사용하기 위해 피클과 양파를 조그만하게 자르는 것을 함께 했다. 참여자가 칼의 손잡이를 잡고 나는 참여자가 손잡이를 잡은 손 위에 포개 올렸다. 식재료를 자를 때는 칼을 사용하기 전에 설명을 반복해서 하며, 자르는 행위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설명은 따로 하지 않는다. 참여자의 손 위에 내 손을 올리는 것은 위험한 상황이면 언제든지 중지해야 한다. 참여자에게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게 한다면 니트릴 장갑을 준비한다. 비닐장갑은 재료를 잡고 자를 때 같이 잘리기도하고 참여자가 손을 바르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트릴 장갑을 준비해 달라고 하지만 대부분 널널한 비닐장갑을 준비 해 주는 편이다.
한 시간이 바쁘게 지나갔다. 내가 준비한 계획에서 "도마 위에 식빵 4장을 펼쳐서 올리세요. 숟가락으로 머스터드 소스를 골고루 바르세요. 햄을 올리고 치즈를 올리세요, 오이의 물기를 닦는 등 참여자가 혼자서 수행 할 수 있는 작업과, 양파를 자르고, 다지기를 힘차게 두드리고, 치즈의 비닐껍질을 벗기는 등 나와 함께 진행되는 활동, 그리고 옆 사람에게 다지기 건네기, 사과 담긴 그릇을 전해 주기, 소스 병 전달하기, 햄, 치즈 올리는 것 알려주기 등 참여자 간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마무리를 했다. 채칼을 이용하여 사과 채썰기, 식빵위에 머스터드 짜기, 참치와 사과에 마요네즈 한숟가락씩 계량하기 등 나의 계획에는 있었지만 참여자들에게는 진행 할 수 없었던 것도 있다. 그러나 계획에는 없었지만, 참여자의 의사소통 능력과 상호간의 친밀감으로 인해 도움을 주고 받을 때마다 "오빠 고마워, 언니 고마워" 라고, 감사의 말과 마음을 전하는 활동이 첨가 되었다. 그들과 함께 한 한시간은 참으로 바빴고, 바쁜 만큼 긴장이 되었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즐거워했고 흠이로웠지만 결과물에 대해 신기해 했다. 어찌되었던 그들이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아울러 자부심이 뿜뿜이었고, 나는 양 어깨가 딱딱해졌다. 아~~~, 다음 주는 칼 사용을 해 봐야 되는데....... 또 엄청 긴장하겠지만.... 그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면 .... 내가 먼저 용감해져야 한다고 최면을 걸고 있다. 긴 시간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고 다음에도 할 것인데 ... 나는 그들을 만날 때 마다 항상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