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개학을 맞이한 친구들


나는 ........ 내가 .... 이 상황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생님, 아이가 학교에서 ... 옷에 피가 많이 묻었어요."

보호자의 말씀에 친구를 살펴 보았지만,

피 묻은 흔적을 찾지 못했다.

"아니 어쩌다가? 사고.......났나요?"

"아니요. 그냥 손톱을 물어뜯었나 봐요."

"아....네에.."


평소에도 손톱을 물어 뜯어서 바짝 깎아 놓은 모습을 본 터라

정말 ....아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물어 뜯다가 가시래기가 생겼나보다 정도로.

우리도 손톱 정리하다가 옆에 붙은 가시래기를 손으로 뜯다가

상처를 내고 급기야 피를 보지 않는가.

그 정도 보다는 좀 심했나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개별 치료실에 들어와

의자에 마주 앉아 인사를 나누었고

그 친구의 손이 계속해서 바지 속에 들어 가길래

"손은 책상 위에 올리고 위생장갑을 착용합시다." 말했다.

물론 바지 속에 손을 집어 넣는 것도 방지하지만

요리를 하려면 위생도 중요해서 장갑을 착용하는 것도 있다.

일회용 비닐 장갑은 요리하기에 불편하다. 그래서

우리 친구들이 혼자서 착용하기에는 좀 불편하지만 니트릴 장갑을 사용한다,

이 장갑은 손가락 하나 하나 치료사가 끼워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불편함이 있지만, 여러번의 경험으로 혼자서 한 손에는 착용이 가능했다.

아무튼, 울 친구들의 장갑착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장갑 이야기는 나중에.........)


위생장갑.JPG


이 친구에게 장갑 착용에 도움을 주려고 손을 뻗었을 때

나는 ... 순간..........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오른 쪽 옷 소매에 ... 피가 엄청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손톱을 심하게 뜯었나 보다고 생각하고

왼 손에 장갑 착용을 도와 주면서 손톱의 상태를 살펴 보았다.

바짝 자른 손톱아래 가장 예민한 부분엔 손톱 밑이 뜯겨져 있었다.

'이 녀석, 얼마나 아팠을까?. '

방학이 끝난 학교, 바뀌는 환경이 스트래서로 왔을 것이고 이

스트래스는 불안을 초래했을 것이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손가락을 뜯는 자해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40분...

어떻게 지나 갔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정신없이. 그리고

생각이 많아진 시간이었다. 일주일에 고작 40분.

나와의 짧은 만남이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어지러웠다. 나와의 40분 동안의 치료실은

물론 이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지만

특이한 행동이나, 성향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시피를 읽고 재료를 찾고, 방법에 맞추어 혼자서 해내기 때문이기도 하고

요리라는 강력한 결과물이 눈앞에 펼쳐지니

호기심과 기대감이 40분을 지탱해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이 날은 ... 나의 치료 수업과는 별개로

항상 다른 곳에서 일어난 상황을 접해야 하니

무어라 말로 설명이 어렵다.


" 이렇게 손가락을 뜯어서

피가 나면 아프지 않니. 이러면 돼 ? 안돼? 하지 마." 라고 하지 않았다.

이런 말은 수없이 들었을 터이고, 잔소리처럼 들릴 뿐이기에 나는

"**!. 많이 힘들었구나, 아프겠다."

"네에."

친구의 "네에" 라는 어눌한 대답에 한번 더 무너졌다.


일 주일에 한번 만나 40분간의 치료실에서는 잘 따라와주는 친구,

써 내려간 레시피를 줄줄이 읽어 내고

다른 테이블 위에 준비해 둔 재료를 찾아 접시에 담고

다 만든 후에는

무엇을 만드는지에 대해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차분히 기억해 낸다.

빠르게 말하면 선생님 못 알아 들었다고 천천히 말해 달라고

부탁하면 천천히 말해 주는 친구이다. 그럼에도

선생님이 못 알아 들었구나 싶으면 손 등에다

또박또박 써 주는 친구. 그렇게 우리는 소통하고 있는 중이다.


손톱 밑 가장 예민한 부분이 뜯겨져 있는 모습을 본 나는

40분 내내, 그리고 마무리를 하고 헤어진 후, 다음 날이 되어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모습을 마주하고 있다.

나는................ 내가 ........ 해 줄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나?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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