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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Oct 28. 2023

침을 뱉어요

행동수정 9

가래를 만들고 침을 뱉는 행동

개별 치료실에 입실해서는 치료사와 대상자가 마주 보고 앉아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혹 착석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아동이 취하는 행동에 맞춰 기립하여 진행이 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교육과 치료지원을 받았다면 작은 공간에 들어서면서 ‘아, 내가 또 뭔가를 해야 되는구나. 앉아야 되는구나.’를 알아차린다. 내가 만나는 아동의 특성은 침을 뱉는 행위를 한다. 친구, 부모. 교사. 치료사. 활동선생님 등 사람을 가리지 않고 보이는 행동이다. 이 친구와의 거리는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치료실에서 첫 만남을 위해 사전 정보가 있었지만, 치료사는 현장에서 겪어보지 않으면 특성의 강약을 가늠하지 못한다. 나도 미리 알고 왔지만, 대처하지 못한 상황을 수차례 경험하였다.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시작을 알리는 인사를 나누고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하는 사이 끈적끈적한 액체가 얼굴에 뿌려졌다. ‘그래, 첫 만남은 주도권 싸움이지.’ 생각하면서 나는 얼굴을 닦지 않았다. 언제나 그러하듯 첫 만남은 간을 보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여러 번 아니, 자주 이 친구는 누군가에게 침을 뱉는 행동을 했을 것이며. 침 세례를 받은 누군가는 “하지 말라, 더럽다. 왜 그러냐. 또 하냐” 등의 부정적인 표현으로 꾸중과 걱정, 핀잔을 했을 것이다. 얼굴에 침이 뿌려지는 순간, 나는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을 했다. 아동이 일상에서 듣는 잔소리와 걱정을 또 할 것인가? 아니면 입을 다물고 있어서 그 다음 일어나는 행동을 볼 것인가? 아니면 아무 말 없이 얼굴만 닦고 준비된 과제를 시작할 것인가?

나는 대상자가 센터의 현관에서부터 들어오는 모습을 관찰했다. 부모, 또는 활동선생님과 오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과 올 때와 활동선생님과 올 때의 모습이 다르다. 아동이 어떤 행동을 해도 활동선생님은 무조건 받아들여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센터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아동이 컹컹 소리를 낸다. 아동의 컹컹 소리는 입안에서 침을 모으는 듯 했다. 하긴 처음에는 감기에 걸려 목이 아픈지 알았다는 치료사가 있었으니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인사를 건네는 나의 목소리에 더 크게 입안에서 소리를 끌어 올리고 있었다.  참여자는 활동선생님에게 일차적으로 툇! 침을 뱉고는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아동이 선생님에게 어떤 행동(자극)을 주었으니 활동선생님의 반응이 있어야 한다. “아이고 더러워, 하지 마. (이름을 부르며 아주 부드러운 소리로) 그러면 안 되지요. 왜 자꾸 침을 뱉냐.” 하셨다. 아동의 어떤 행동(자극)에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 그리고 무반응이 있다. 아동의 행위마다 더럽다. 하지마라. 안 된다. 또 한다 등의 잔소리와 손짓의 비언어로 대응하는 것은 부정적 반응이다. 이런 반응도 있다. “돌이가 이러면 나쁜 사람이 되지요, 착한 사람은 이러지 않아요. 알았어요?” 라는.

긍정적 반응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동의 적절치 못한 행동에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에는 무반응이다. 초기 만남에서 침이 얼굴에 뿌려져도 반응이 없는 것이다. 물론 아무 말 없이,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조용하게 얼굴은 닦아야 한다. 또 침을 뱉으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 있다. 그 다음에도 조용히 얼굴만 닦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얼굴에 침을 묻힌 채로 수업을 시작하면 좋겠지만, 못 견디는 치료사가 많으니 얼굴은 닦는다. 이 부분에서 지켜야 할 일이 있다. 만약 치료사가 못 견디는 부분이라면 하던 대로 하라고 권한다. 아동의 행동에 한두 번 참고 그 다음은 참지 못하고 안 된다는 말을 한다면 아동에게 주도권을 넘겨 준 상황이다. 그러니 아동의 행동을 끝까지 다룰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면 섣불리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내가 만난 아동의 사례로 돌아 가 보자. 첫 만남에 침 세례를 당하고도 얼굴을 닦지 않았다. 얼굴에 침을 묻힌 채로 치료수업을 시작했다. 아동이 수업에는 관심이 없고 치료사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그러고 10분이 지났다. 다시 컹컹 소리를 내더니 침을 모아 얼굴에 뱉었다. 이번에도 무반응으로 대응했다. 잔소리도 부정적인 표현도 잔소리도 하지 않았고 얼굴도 닦지 않았다. 40분의 수업 시간에 5번의 침 세례를 당했으며 마무리 인사를 나눌 때까지 아동의 행동과 나의 무반응이 지소되었다. 치료실을 퇴실하면서 아동의 작은 손이 내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아, 희망이 있구나.’

3개월이 지났을 즈음에 아동의 침 뱉는 행동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침을 뱉고는 가만히 있는 나에게 휴지를 건네 주기도하고, 손으로 닦는 행동을 보여 주었다. 침을 끌어 모으다가 내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 꿀꺽 침을 삼키기도 했고 다른 곳에 뱉기도 했다. 물론 나와의 수업시간에만 이루어졌고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행동이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아동의 행동에 대해 무반응 후에 긍정적인 반응을 해 주었다. 그러니까 침을 뱉으면 아무 말 없이 고스란히 받아 들였고, 시간이 지나 나의 이런 행동에 아동이 휴지를 가져 온다거나, 얼굴을 닦아 주려고 한다거나. 입을 벌리지만 잠시 생각하는 듯 하거나, 눈치를 보는 모습이 보이면 그때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적극적으로 칭찬을 해 준다. “선생님 얼굴 닦는 거야. 고마워. 휴지 찾는 거구나. 그래 침이 꿀떡 넘어갔네. 선생님도 꿀떡 침이 넘어갔어요.” 이다. 그러나 긍정도 부정도 무반응 도아닌 이런 표현은 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 “ 너, 도침 뱉으려고 했는데 선생님 눈치 봤지 안 되는 거 알지 잘했어.” 

처음 만나는 아동이라면 기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 싸움에서 주도권을 치료사가 잡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아동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선생님과 치료사를 만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치료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아동의 부정적인 행동에 일일이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반응하지 않는 것도 어렵다. 끝까지 해낼 수 없으면 시작하지 말고 아동의 행동에 속으로는 관심을 두되 무시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봤는데 못 본 척하고 무시하는 것도 초보 선생님은 어렵다.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행동에 잔소리, 간섭, 꾸중 등 일상에서 노상 듣는 말과는 다른 치료사만의 방법으로 이끌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니 부모처럼 대응하지 말자는 말을 드리고 싶다. 

1. 나의 말과 행동을 녹음이나 동영상을 찍어보시라.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알 수 있다. 꼬 해 보시길 요!!

2. 무반응으로 대처 할 수 있다면, 아동이 휴지를 건네주거나, 얼굴을 닦아 주려고 제스처를 취하거나, 침을 모으다가 움찔하는 행동이 보인다면 50% 성공이다.

3.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행동은 치료사가 관여 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곳, 다른 사람에게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가르치는 시기는 나와의 약속이 완전히 이루어졌을 때 시작한다. 약간의 효과를 보인다고 “다른 사람에게도 침 뱉지 마세요.”라는 잔소리(?)는 금물이다. 일단 나와의 신뢰가 견고할 때까지 기다린다.

4. 치료사가 처음은 무반응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회의가 오기 마련이다. 끝까지 못한다면 시작을 하지 말자.(비위가 약한 사람은 힘들다.) 그러니 깊이 생각하고 치료지원에 임해야 한다. 

한 때 코로나로 인하여 마스크를 착용했었고, 지금은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되는 상황임에도 착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과 마스크를 내리고 침을 뱉는 행동을 하는 아동과 함께 하는 치료사는 가르치는 일 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힘주어 말해야 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기 전의 상황이 오더라도 치료사가 아동의 침 뱉는 행동을 다스리지 못한다면 하지 말라는 말을 수십 번 반복해서 설명해야 한다. “선생님은 어떻게 지도하셨나요?” 궁금해 하는 선생님의 질문에 나의 대답은 코로나 이전에는 침 묻은 얼굴로 그대로 수업을 진행하거나, (잔소리나 꾸중의) 말없이 닦아 내는 것으로 대처했다고 전했다. 나의 글은 일반화할 수 없는 현장에서 경험한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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