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애아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굿대디 Dec 14. 2019

조쒸 보고서(下)

7개월 아들내미 관찰보고서




"아!"

조쒸가 내 손을 물었다. 그전에도 종종 물었던 적이 있었지만 이번은 달랐다. 날카로운 무언가가 느껴졌다. 설마? 드디어 조쒸의 아랫니가 나오기 시작했다. 보통 6개월 이후에 젖니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7개월 된 조쒸는 아직 이가 올라오지 않아 괜스레 걱정하고 있었다. 이가 나오려 해서 그랬는지, 요 며칠간 조쒸는 밤에 자주 깨고, 울었다. 그리고 이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간지러워서 그런지 입으로 하는 행동이 많아졌다. 혀를 낼름거리고, 옹알이 비슷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손에 힘이 생기면서 잡히는 건 모든 입에 가져갔다. 치발기를 양 손에 쥐고 번갈아가면 씹는 모습이 참 야무져 보였다. 


작게 올라오는 이를 보고 싶었지만 조쒸의 작은 이를 보기가 쉽지 않았다. "이- 해봐"라고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조쒸. 어렵게 보게 된 조쒸의 아랫니는 내 예상과 조금 달랐다. 보통 애기들은 아랫니 두 개가 올라오지 않나... 조쒸는 아랫니가 하나만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이 하나가 제법 커 보였다. 음... 어느새 나는 휴대폰을 들고 인터넷 검색창에 아기 유치를 검색해보았다. 보통은 아랫니가 두 개 올라오지만, 순차적으로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며칠 뒤 조쒸의 독감 예방 접종을 위해 소아과를 갔을 때도, 의사 선생님께 아랫니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나오는 걸 지켜본 후에 판단할 수 있다고 하더라. 보통은 문제없이 잘 나오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별일 없겠지' 마음을 다스렸다. 부모가 되니 작은 일에도 걱정이 생긴다. 호기롭게, 겁 없이 일하던 과거의 나는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전전긍긍하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게 부모 마음인가 싶었다. 아기의 작은 이가 올라오듯 나도 조금씩 아빠로 성장 중인가 보다.



애아빠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bba_guki/

매거진의 이전글 조쒸 보고서(上)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