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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대디 Dec 21. 2019

도와줘

도와줘 보다 살려줘




가만히 누워만 있었던 아기가 어느새 움직인다.

뒤집고, 되집고, 이제는 구르기도 한다.

아기가 움직일수록 손이 많이 간다.

부모의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애정도 커진다.

세수시키는 손에, 기저귀 갈아주는 손에, 옷 입히는 손에

아기를 향한 모든 손 끝에 애정이 깃든다.

부모의 사랑은 수고로움을 먹고 자라는 것만 같다.


가끔 조쒸가 장성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한다.

더 이상 발바닥에 뽀뽀하지 않는 날이 오겠지.

뽀얀 볼 위에 수염이 날 때가 오겠지. 

그때가 되면 자기의 생각을, 자기의 삶을 살겠노라고 이야기하겠지.

다 커버린 어른 조쒸는 아기 조쒸가 이불에 똥을 쌌다는 것도 잊겠지.


그럴테지. 나도 잊었으니까.

빛바랜 필름 사진 속 조그마한 나도 

기저귀 넘치게 똥도 싸고,

한 밤중에 소리 내어 울었을 테니까.



애아빠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bba_g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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