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는 의지가 되더라

by 바실리사

엄마가 자주 내게
큰 아이는
마치 동반자처럼 의지가 되었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큰아이란 바로 나.
학교에서 내준 숙제는 해가 저물도록 끝내지 못했고, 동생보다 셈이 늦었으며 입은 야물어도 행동은 느슨했던, 엄마가 양육하면서 증언한 나란 인물은 크게 의지가 될 법하지 못한데..
엄마는 뭐에 의지를 했을까.
출산 전에 가진 생각이었다.

그리고 축복을 낳고도
그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다.
엄마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주어야 하는
이 작은 존재는
우리가 지켜줘야 하는 꼬물이었다.
부모인 우리가 이 아이의 의지가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봄이를 낳고 내겐
지켜야 할 존재가 둘이나 생겨
이제 내 우주는 온통 아이들.
처음엔 고작 30개월이 넘은 축복 씨에게
마치 다 자란 아이 대하듯 하면서
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이토록 힘들고
울타리가 되는 것은 더욱이나 어렵구나 하는 생각으로 버거웠다.

그런데 축복 씨가 할머니네 집에 놀러 간 어느 날.
곁에서 재잘거리며 연신 엄마를 불러대는 축복 씨가 없으니 집안이 너무 조용했다.
늘 무언가 해달라는 뜻으로 여겨져 둘째를 등에 매달고 들어주는 것이 쉽지가 않았는데...
나는 해주고 그는 받기만 한 존재가 아니었다는 걸,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를 외갓집에 보내고서야 알았다.

아, 이런 거구나. 의지가 된다는 것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라
엄마 곁에서 말과 마음을 나누면서
함께 서로의 우주를 만들어 가는 것.

고마운 내 큰아들.
밋밋한 내 삶에 큰 의지가 되어주는 너.

달님을 좋아하는 귀여운 너.
엄마를 좋아해 주는 예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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