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조과장의 독서 기록 Book #6

by 작가 조준영

세상은 늘 같은 질문을 던진다.

무엇을 이루었는가, 어디까지 올라갔는가, 그래서 남들에게 무엇을 증명했는가.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는 이 질문들에 거의 대답하지 않는 소설이다.

그 대신,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묻지 않았던 다른 질문 하나를 남긴다.


나는 끝까지 나 자신이었는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세상이 기대하는 방식으로는 성공하지 않는다.

눈에 띄는 성취도 없고, 자신을 드러내는 승리도 없다.

그의 삶은 비교의 기준 위에 올려놓기엔 너무 조용하다.


그래서 겉보기에는 그는 종종 진 사람처럼 보인다.

더 나아가지 않았고, 더 가지지 않았으며, 더 강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스토너>가 보여주는 것은 다른 종류의 성취다.

세상이 요구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무너지지 않는 삶.


스토너는 자신을 유리하게 만드는 기술을 배우지 않는다.

사람을 설득하는 언어에도 서툴고, 판을 뒤집는 용기도 없다.

그 대신 그는 자신이 진심으로 중요하다고 여긴 것 앞에서만 끝까지 정직하다.


그에게 그것은 문학이었다.

문학은 그를 더 높은 자리로 데려다주지 않았고, 더 많은 것을 약속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문학은 그가 스스로를 속이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장소였다.


그래서 그는 많은 것을 잃으면서도 가장 중요한 하나를 잃지 않는다.

세상이 요구한 기준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삶을 남의 언어로 설명하지 않는 것.


<스토너>는 말하지 않는다.

성공이 무의미하다고.

대신 이렇게 묻는다.


성공을 위해 무엇까지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의 끝에서 조용히 하나의 선택을 보여준다.

더 많이 가지지 않아도, 더 높이 오르지 않아도, 적어도 자기 자신만큼은 끝까지 지킬 수 있다는 선택.


이 소설이 오래 남는 이유는 주인공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그가 세상과 다르게 살았기 때문도 아니다.


다만 그는 세상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지 않았다.


<스토너>는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나면 이 질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 내가 지키고 있는 것은 세상이 정해준 성공인가, 아니면 나 자신인가.


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비로소 깨닫게 된다.

성공하지 않아도 패배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퇴근 후 틈틈이 부족한 시간을 모아 쓴 첫 종이책입니다 ↓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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