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스펜서 존슨

조과장의 독서 기록 Book #7

by 작가 조준영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 때면 나는 오늘을 버티기보다 미래를 떠올리며 살았다. 언젠가 올 더 나은 날을 상상하며 그날그날을 견뎠다.


‘여기를 반드시 떠날 거야.’

‘원래 지금보다 더 성공했어야 해.’

‘인생이 이게 다는 아니잖아.’


이런 문장들을 공책에 적어두고, 마치 주문처럼 되뇌었다. 현재가 재미없고 불행했기에, 구체적으로 그릴 수는 없었지만 미래라는 어딘가에 나를 구원해 줄 성공이 있을 거라 믿었다.


과거의 나는 충분히 이루지 못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했다. 그 생각에 사로잡힌 채, 오늘의 삶을 늘 미완성처럼 바라보았다.


대학생 시절에는 더 예쁘고, 더 똑똑하고, 더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 믿으며 당시의 연애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다.


장교로 월 200만 원 남짓을 벌던 시절에는 하루라도 빨리 전역해 더 큰돈을 벌고 싶었다. 매달 차곡차곡 쌓이던 적금의 의미는 보지 못했다.


사회에 나와서는 중소기업을 벗어나 대기업에 가기만 하면 내가 완성될 거라 생각했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 현재의 나를 인정하지 못한 채, 언젠가 큰 회사에 다니게 될 미래의 나만을 상상하며 살았다.


지금의 나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고, 미래의 나로 오늘의 나를 채찍질하던 시간이 있었다. 어쩌면 그 시간이 있었기에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공부하고, 더 많은 글을 썼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원하던 연봉과 회사의 사원증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도착하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연봉은 올랐지만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고, 대기업 역시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았다. 나를 더 사랑해 줄 거라 믿었던 관계에서도 결국 나는 또 다른 실망을 경험했다.


미래에 가면 무언가 더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 믿으며 살았던 나는, 그 상상 속에 머무느라 정작 현재를 살지 못했다. 그 결과, 나는 종종 덜 행복했고, 때로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방향을 잃은 채로 <미움 받을 용기>를 읽었고, 그때부터 조금씩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나이기 때문에 충분하고, 나이기 때문에 특별하다는 말을 처음으로 믿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오늘, 스펜서의 <선물(The Present)>을 읽었다. 현재 (Present)는 영어로 선물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재에 집중하는 삶 자체가 이미 선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말한다. 현재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온전히 바라보고 그 안에서 배워야 한다고. 인생이 따분한 이유는 삶이 지루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현재에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결국 현재의 나를 인정하고 소중히 여길 때에만, 다가올 미래의 나도 행복할 수 있다. 오늘 해야 할 일에 몰입하고, 그 순간에 깊이 빠져 있을 때 우리는 매일 작은 행복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미래는, 우리가 애써 쫓아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책은 성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현재에 몰입하며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각자의 인생 목적을 따라야 한다고 덧붙인다.


나는 아직 내 인생의 목적을 명확히 말할 수 없다. 다만 요즘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내가 있었기에 누군가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잘 산 인생이 아닐까.


아직 나만의 사명을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글을 쓰며 천천히 찾아가고자 한다. 책 속 노인이 말했듯, 선물(The Present)은 누군가가 대신 건네주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퇴근 후 틈틈이 부족한 시간을 모아 쓴 첫 종이책입니다 ↓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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