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일 얘기해도 될까요? #2
취업이 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최근에는 입사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예컨대 중소, 중견 또는 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100곳의 회사에 지원했는데 모두 떨어졌다는 어느 취업 커뮤니티의 글을 보고 더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이러한 심각함을 경제 상황 및 지원자 차원에서 느꼈다. Jot소와 중소를 가리지 않고 지원했지만 모두 떨어졌다는 점에 '불황이기는 하구나'를 느꼈고, 지원자가 아무런 전략 없이 회사 100곳에 서류를 제출했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고 한심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커뮤니티 글의 주인공은 다양한 산업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크고 작은 회사에 일률적으로 지원하였다며, 100곳에서 탈락한 자신의 스펙을 나열하였다. 여기엔 자신이 졸업한 대학교 위치와 전공, 그리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 취득한 자격증 20개 이상을 쭉 나열하였다. 참 안타까웠던 지점이 바로 자격증 20개 이상을 취득할 공부머리와 엉덩이는 있으면서, 정작 회사에 지원할 때는 공부하지 않고 지원했다는 사실이다. 회사의 인사팀과 실무부서는 대학 입학처가 아니다. 즉 지원자가 자격증 몇 개 있는지 세어 보고 커트라인이 통과되었기에 합격 처리를 하지 않는다. 이렇게 대학 밖의 세계 (the real world)에 나아가려고 하면서도 수험생의 마인드를 보유하고 있으면 당연히 망한다.
회사의 인사팀과 실무부서는 대학 입학처가 아니다.
자격증이 20개가 넘더라도 지원하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자격증만을 기재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거래처와 시장이 미국인 회사에 아무리 중국어 잘한다고 떠들어 봐야 소용없다는 뜻이다. 냉정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회사는 직원이라는 상품을 월급과 보너스로 구매하는 입장에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하여, 여러분이 구매하고 싶은 상품은 조용하고 편리한 무선 무접점 키보드인데, 자꾸 판매 대리점 직원이 시끄럽고 선 관리가 어려운 유선 기계식 청축 키보드를 권한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의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올 리 없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Jot소라도 원하는 인재가 있는 엄연한 회사다. 스펙만 믿고 무지성으로 막 지원하면 당연히 다 떨어지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