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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작가 May 03. 2024

괜찮아, 공황장애지만......

공황장애지만 잘 삽니다.

말하기 부끄러웠다.

버스를 못 탄다고, 지하철을 못 탄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웠다.


볼 일이 있는데 도저히 혼자 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큰 애와 함께 버스 타기에 도전했다.


짧은 거리니까 괜찮겠지, 붐비는 시간대가 아니니까 괜찮겠지..... 했는데

막상 버스를 타니 심장이 뛰고 식은땀이 나려고 한다.


창문을 살짝 열고 심호흡을 해본다.

딴생각을 하면서 주먹을 꼭 쥐었다 폈다 해본다.

괜찮아, 괜찮아..... 속으로 말해본다.


조금 진정이 되는 것 같다.

햇살이 따뜻하고 바람이 시원하다.

사람들이 내리면서 버스 안에 공간이 생기니 좀 더 편안해진다.


세상 무서운 게 없다는 아줌마인데 버스 타는 게 무섭다니,

무서워서 어디 멀리 가지도 못하고 누가 같이 있어줘야 된다는 게

어찌 생각하면 부끄럽고 슬프지만......

가까운 데 요렇게 다닐 수 있으니까,

같이 가주는 딸이 있으니까,

짧은 거리지만 오늘은 버스 타기 성공했으니까,

괜찮다..... 괜찮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내가 나에게 말해주면 돼...

괜찮다......

괜찮다.....

공황장애지만 잘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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