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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작가 Aug 06. 2024

매미야 매미야 뭐하니

알아야 보이는 것들

매미는 유충이 3~17년 땅 속에 있으면서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자라다가

지상으로 올라와 번데기 과정 없이 탈피과정을 거쳐 성충이 된다.

긴 유충 수명에 비해 성충의 수명은 매우 짧아 한 여름을 보내고 죽는다.


이 정도만 알고 있었다.

매미소리가 들리면 '여름이구나, 진짜 여름이 왔구나' 생각하는 정도.

매미를 쳐다볼 생각도 해 본 적 없고 관심도 없었다.

가끔 바닥에 있는 매미 사체를 볼 때면 놀라서 도망가곤 했다.


생태 공부를 하면서 매미에 관심이 생겼다.

어느 날, 아파트를 산책하다 보니 나뭇가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게 보였다.

말로만 듣던 매미의 탈피껍질?

겁이 나지만 조심스레 다가가 보니 매미모양이 선명한 채로 껍질만 남아있다.

더 놀라운 건 나뭇잎 뒤에도 나무에도 여러 개가 붙어 있다는 것.

며칠 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아파트 입구에 있는 나무를 무심히 보다가 매미를 발견했다.

예전 같으면 무서워서(?) 도망갔을 테지만 최대한 가까이 가서 매미를 관찰한다.

혹시나 날아오를까 봐 콩닥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매미를 이렇게 유심히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이다.

관점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더니

매미가 예뻐보인다.


매미, 너 이렇게 생겼구나....


매미야 매미야 뭐 하니

암컷일까? 수컷일까?

자세히 보니 한 나무에 세 마리나 있다.

찾아보니 요 아이는 말매미~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입구에 있는 나무인데도

매미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르면 보이지 않았을 것들이 보인다.

알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매미는 약 2억만 년 전부터 지구에 살기 시작했고 세계적으로 약 3,000종이 있다.

한국의 매미는 15종 정도가 있다.

매미의 종류에 따라 모양도 다르고 울음소리도 다르다.

여름철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는 수컷이다.

짝짓기를 위해 암컷을 부르기 위해 소리를 낸다.


매미의 삶을 선비들은 다섯 가지 덕을 겸비했다고 하여 오덕이라 했다 한다.


매미의 곧게 뻗은 입이 갓끈과 같아서 학문에 뜻을 둔 선비와 같고

사람이 힘들게 지은 곡식을 해치지 않으니 염치가 있으며

집을 짓지 않으니 욕심이 없이 검소하고

죽을 때를 알고 스스로 지키니 신의가 있고

깨끗한 이슬과 수액만 먹고 사니 청렴하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정사를 볼 때 머리에 쓰던 익선관은 매미의 날개를 본뜬 것이고

매미의 오덕을 생각하며 백성을 다스리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한다.



알면 알수록 신기하다.

알면 보인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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