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칠한 종이인형 Mar 11. 2024

정형외과 명의덕에 운동이라는 것을 시작하다.

우리 동네에는 정형외과 명의가 있다.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하는 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명의다.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로 

오른쪽 어깨와 목있는 부분 통증이 심해져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이 어려워져서 병원을 찾았다. 


으레 정형외과들이 그러듯, 물리치료 도수치료 이런것들을 생각하고 있었건만.

의사쌤은, 

"어깨를 으쓱하는 것을 50번씩 하루에 3세트씩 하세요" 라는 처방(?)을 내렸다. 


으쓱 으쓱. 이게 뭐란 말인가. 운동을 해야한다는 뜻인가?

어찌되었든 먹는 약과 물리치료를 처방해주었으니 꾸준히 가는데,

물리치료는 그때 뿐인것이다. 


아무튼 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호숫가 걷기를 시작했다.

왠걸. 이젠 왼쪽 발바닥이 아프다. 족저근막염 느낌이다..


다시 갔다. "그" 정형외과, 

그랬더니, 다리 근육이 짧아서 그런 것이라며 벽짚고 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운동을 추천해준다. 역시 매일 3세트씩;; 

충격파는 그렇게까지 효과가 없을 것이랜다. 


이 병원에서 몇 차례 진료를 받아본 결과, 

어쩔수 없이 뭔가 운동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다. 

드라마틱한 개선은 보이지 않지만. 뭐 방법이 없으니까 하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날, 이 나이에

평평한 벽을 보고는 내가 아직도 청춘이라는 착각에 

어렸을때 하는 벽타기를 하다가 된통 넘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마음은 사뿐사뿐이었는데, 몸이 따라오지 않는다. 

(설움 폭발 ㅠㅠ)


그렇게 넘어지고 나서, 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걸을 때마다 종아리에 통증이 온다. 걷기가 불편하다.

역시 그 병원을 다시 갔다. 


그렇게 아플때 어깨만 으쓱, 뒤꿈치 들어올리는 운동만 하라던 쌤이

갑자기 신경차단술을 해야한다고 한다. 

난 종아리가 아픈데 이건 허리에서 오는 통증이란다. 

한 번만 본인 믿으라는데, 속는 셈 치고 2회를 시술했다.

세상에. 통증이 없어졌다. 


나는 그때부터 이 정형외과 쌤은 "명의"라고 부르기로 했다.

과잉진료는 절대 하지 않으며,

운동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환자에게 제시해주는 훌륭한 쌤이다. 


그래서, 어깨통증이나 발통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재활목적의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고객도 좀 돌리고, 발통증도 많이 나아졌다. 


아직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려워서

자꾸 제자리걸음을 하는 기분이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처음에는 통증을 없애기 위해서 시작한 운동이

요즘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최애의 시간으로 까지 발전하고 있어서 

새삼 아팠을 때 그 병원에 갔던 것을 감사히 여기는 중이다. :)

작가의 이전글 성공하는 여자가 나오기 어려운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