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워킹맘에게 가장 어렵지만 소중한 주제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좀 크면 나아질 줄 알았던 상황이,
교육이라는 큰 덩어리가 붙으면서 더 힘들어집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직도 저는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1. 임신
임신을 해서 입덧을 하며 회사를 다니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 때는,
어떻게든 얼른 애를 낳고 싶어집니다.
몸도 무거워지고 힘들어지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거든요.
하지만, 그런 얘기를 하면 육아선배들이 웃으면서 얘기합니다.
"배 속에 있을때가 좋은거야~"
'뭐라고? 이렇게 힘들어 죽겠는데- 배 속에 있을때가 좋은거라고?'
임신중에는 절대 알 수가 없습니다.
애를 낳으면 다 해결될 것만 같습니다.
2. 출산
아이를 낳습니다. 세상 그 어떤 고통보다 고통스럽습니다.
세상에 화나고 남편도 밉고 난리가 납니다.
그리고는 태어난 아기를 보면,,, 사랑스럽다 느끼시련지요...?
저는 무서웠습니다.
작디 작은애는 손을 대면 부서질 것 같고,
이렇게 작은 생명은 어떻게 다뤄야 할지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곧 사라집니다. 전쟁이 시작되거든요
3. 육아.
와.
"배 속에 있을때가 좋은거야~" 뭔지 알겠습니다.
잠도 못자고 수유해야 하고, 단계별로 아이 먹는 양도 늘려야 하며
이유식도 챙겨야 하고 배변훈련도 기타 등등
오랜 시간에 걸쳐서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면역력이 없는 아이들은 또 얼마나 자주 아픕니까.
몸집도 작은 아이가 아프면 더 마음이 아프고,
워킹맘은 내가 일하느라고 어린이집 보내서 애가 더 자주 감기 걸리고 잘 안낫는 것 같은 또다른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헛된 희망을 품습니다.
4. 초등학교 저학년
그래도 유치원은 아이를 데리고 있어주는(?) 시간이 길어서 그나마 낫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또다른 시련입니다.
사실 저는, 주변의 후배들에게,,, 육아휴직을 아이 낳고 하지 말고, 초1때 쓰라고 조언합니다.
(요즘은 2년 주는 회사들도 많아서 1년씩 나눠쓰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초1은,
세상에,
그렇게나 일찍 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사회로 나가는 첫 발입니다.
사회생활에 대한 적응도 해야해서 이것저것 바빠집니다.
저 같은 워킹맘은 학원 뺑뺑이 스케쥴을 짜기 시작합니다.
잘가르치는 학원? 인기있는 학원?
그런거 모릅니다.
셔틀이 있고 학원 시간이 맞아야 하고, 동선이 잘 연결되어야 하며
퇴근시간까지 붙잡아둘 수 있는 곳에 보내야 합니다......
5. 초등학교 고학년
학원에서 점점 숙제를 많이 내주기 시작하면서
마냥 학원을 많이 보낼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 공부가 어려워지게 되기 때문에, 숙제를 조금씩 봐줘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예체능학원을 그만두어야 할지 유지해야할 지 가장 많이 고민하는 기간입니다.
저는, 그래도 고학년까지는 예체능 학원을 유지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입니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나니 정말.... 예체능 얘기는 꺼내기도 어렵더라구요...
6. 중학교
중학교 1학년은 시험이 없습니다.
진로탐색을 하라고 시험이 없다는데,,, 아직 2학년을 겪지 않아서 이게 진짜로 좋은 건지 나쁜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희세대는, 초등학교때부터 그냥 시험속에 살았어서 당연시 여기는 것들을,
요즘 아이들은 엄청 스트레스 받아 합니다.
그래서 중2병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무균실에 있다가 중간고사/기말고사 라는 바이러스에 처음 노출된 기분일테니까요.
아이가 튼튼하게만 커주면 좋겠다는 초심은 사라지고,
어떤 것을 보완해주어야 하는지,
무엇을 챙겨줘야 하는지 불안감과 죄책감이 훨씬 많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저 육아할 때는, 즐겁고 건강하게 해주면 되었는데
교육이 붙으니 여기서부터는 워킹맘은 훨씬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무슨 학원이 뭘 잘하는지,, 인터넷 맘카페나 뒤적거려야 하고
주변에 그나마 친했던 엄마들에게 연락하지만,,
학원 종류도 엄청나게 많아졌거니와,
아이들의 과목별 수준이 다르기때문에 일괄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교육은. 정보가 적지 않은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마가 교육제도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하고 많이 알아야 합니다.
(물론 스스로 잘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만,
요즘같은 교육정책에서는 조금이라도 부모의 도움이 필요해보입니다 ㅜㅜ)
워킹맘은 정보가 부족하니 아이를 키우는 것이 더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더 미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워킹맘들의 직위는 점점 올라가고 회사는 더 많은 책임감과 리더십을 요구하는 일들을 배정합니다.
(그리고 그걸 견뎌내지 못하면 역시 애엄마라는 딱지가...ㅠ)
사춘기가 시작될 아이에게 제일 좋은 케어는 부모가 함께 있어주는 것일텐데
오히려 그 반대로 가고 있는 기분입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는 일의 난이도는 계속해서 상향되고 있어서
참으로 어렵습니다....
(고등맘에게는 중등시절이 그나마 나은 거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