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는 티를 내고 싶지 않지만, 노안이 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ㅠㅠ
대리 시절에, 정말 동안이신 한 차장님이 계셨습니다.
댄디한 그 분이 노안이라면서 돋보기 안경을 쓰실 때
이상하게 슬펐던(?) 기억이 있었는데,,
제가 벌써 그 나이 인가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직장들어간 지 얼마 안되었을 때,
엄마가 자꾸 화장품 작은 글씨가 안 보인다면서
로션, 스킨 이런것을 네임펜으로 크게 써달라고 하면,
살짝(사실은 좀 많이) 짜증이 났었습니다.
그냥 보면 되지 뭘 자꾸 써달라고 하시는지.
"안 보이면 안경을 쓰세요!"라고 신경질적으로 얘기했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기억이 얼핏 납니다.
그때 엄마가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잘 안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쓸데없는 것들까지 자세히 보지 않고
그냥 넘겨도 되는 것들을 안 보게 되는 나이라고 말이죠
아마도, 나이가 들면 포용력이 생긴다는 말씀을 노안에 빗대어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처음에 노안이 오기 시작하면서
글자들이 잘 안 보이기 시작할 때,
나이를 들어감에 대한 우울감이 살짝 생겼었는데,
그때마다 엄마의 말을 떠올려봅니다.
"안 봐도 되는 것들을 안 봐도 되는 나이가 된 것이라고"
확실히 덜 보이니 아등바등하는 것도 덜해지는 것 같고,
좀 더 너그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노안이 온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포용력이 커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