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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종이인형 Jun 04. 2024

노안이 온다는 것은,


나이 먹는 티를 내고 싶지 않지만, 노안이 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ㅠㅠ


대리 시절에, 정말 동안이신 한 차장님이 계셨습니다. 

댄디한 그 분이 노안이라면서 돋보기 안경을 쓰실 때 

이상하게 슬펐던(?) 기억이 있었는데,,

제가 벌써 그 나이 인가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직장들어간 지 얼마 안되었을 때, 

엄마가 자꾸 화장품 작은 글씨가 안 보인다면서 

로션, 스킨 이런것을 네임펜으로 크게 써달라고 하면,

살짝(사실은 좀 많이) 짜증이 났었습니다.


그냥 보면 되지 뭘 자꾸 써달라고 하시는지.


"안 보이면 안경을 쓰세요!"라고 신경질적으로 얘기했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기억이 얼핏 납니다. 


그때 엄마가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잘 안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쓸데없는 것들까지 자세히 보지 않고

그냥 넘겨도 되는 것들을 안 보게 되는 나이라고 말이죠 


아마도, 나이가 들면 포용력이 생긴다는 말씀을 노안에 빗대어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처음에 노안이 오기 시작하면서 

글자들이 잘 안 보이기 시작할 때, 

나이를 들어감에 대한 우울감이 살짝 생겼었는데,

그때마다 엄마의 말을 떠올려봅니다.

"안 봐도 되는 것들을 안 봐도 되는 나이가 된 것이라고"


확실히 덜 보이니 아등바등하는 것도 덜해지는 것 같고, 

좀 더 너그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노안이 온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포용력이 커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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