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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종이인형 Jan 01. 2024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직장생활 20여년차, 갑자기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여태까지 좌충우돌하며 커리어를 지켜오며 힘들었던 이야기,

그리고 제가 "키우지는" 않았지만 곁을 "지켜왔던" 아이 이야기


회사에서 보면, 

워킹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합니다.

저도, 입사해서는 여성인 시니어 선배들이 

"살면서 애 낳은게 제일 잘했어" 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같은 여성으로서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고 나니 그 말의 뜻이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저런 말을 한다고 일을 제대로 안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들 일에도 욕심이 있고,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합니다.

회사 내부에서 일 잘한다는 얘기들도 종종 듣는 분들입니다.

오히려 애엄마라고 일 대충한다고 할까봐

업무시간에는 눈이 빠져라 화장실 갈 시간도 아껴서 일을 합니다. 

그런데도 점점 위로 갈수록 여자 선배들은 잘 안 보이고

제 길도 잘 안 보이는 것 같고 

안타깝고 속상하고 여러가지 감정들이 생깁니다.


그런 선배들을 보는 후배들은 아이 낳는 것까지도 못가고

결혼조차도 안하게 됩니다.

확실히 홀몸은 직장생활에서 많이 유리하거든요 


저는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워킹맘의 고군분투를.

물론 친정엄마와 남편과 아이와, 다같이 조금씩 더 고생해야 합니다.

(가끔은 친정아빠도)

워킹맘 하나 만드는데 온 가족이 출동해야합니다.

가족들에게 고맙고 잘 견뎌내고 있는 제 자신이 대견합니다. 


지금은 아이의 학업 때문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가 좀 더 트면 다시 달려볼 생각입니다.

그 때 세상이 저에게 기회를 줄 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회를 위해서 오늘도 마치 호수위의 백조처럼

아무도 모르게 두 가지 직업에 죽어라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엉망이고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까칠한 종이인형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써보고 싶었습니다. 


요즘은 딸에게 20여년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은 엄마가 쓴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라는 책을 읽는 중입니다.

저도 제 딸에게 일하는 여성의 삶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매 순간 너무 괴롭고 고민하던 그 순간이 내 딸에게,

후배들에게 좀 덜 고통스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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