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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치 Aug 31. 2021

이유 없는 노잼 시기

이별, 번아웃, 노잼, 사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환자를 적게 타는 편(환타가 적은 편)인 나는 적혈구 수치가 낮아진 환자 한 명에게 수혈을 하며 수혈이 다 끝날 때까지 좀 지켜본다는 핑계로 늦은 시간까지 잠을 안 잘 계획이었다. 그렇다고 딱히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거나, 공부를 하고 있지도 않았다. 그냥 보내는 시간도 아깝고 괜히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에 산책을 나가야겠다 마음을 먹고 바깥바람을 쐬러 나갔다. 

내 안에 무언가 결핍이 있는 느낌이어서 편의점에 들러 정말 오랜만에 2% 부족할 때를 사서 마시며 병원 근처를 한 바퀴 돌았다.돌면서 전에 친구가 보여준 '퇴근길 차 안에서 퇴근하는 직원을 기다리는 웰시코기 사진'의 실물을 보며 '그때 걔구나.. " 반가워하며 한 바퀴를 더 돌았다.

내가 주변 지인들한테, 그리고 여자 친구한테도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잠이 들면 안 된다며 달달한 것을 먹고 기분 좀 풀라고 예전부터 했었는데 내가 지금 똑같이 달달한 것이 필요한 상태가 돼서 다시 달달한 것을 먹으러 갔다. 그들은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싶었다.


작년에도 이맘때쯤에 비슷하게 번아웃이 왔었다. 열심히 살지 말라고 입버릇처럼 주변에서 말할 정도로 열심히 밝게만 지내다 이때쯤 와버렸다. 번아웃이...

그때는 휴가를 다녀왔다. 휴가를 다녀오니 조금 나아졌었다. 뭘 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평소처럼 병원 1층부터 4층까지 산책을 하면서 동기한테 번아웃 온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서 휴가를 기다렸고 , 휴가를 받자마자 변산반도로 2박 3일 여행을 떠났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회식도 하고 친구들이 다 같이 일정 맞춰서 산청에서 래프팅도 즐겼다.


그런데 이번엔 잘 해결이 되지 않는다. 휴가도 다녀왔는데.. 좋아하는 사람이랑 이야기를 나눠야 좀 풀릴까.. 역시 시간이 답인가... 내일 아침엔 부모님과 전화 통화라도 해야겠다.


현실로 돌아오면 난 해야할 일이 있다. 당장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해야 할 세미나가 있고, 오늘 들은 수업내용 복습, 다음 주 세미나 발표 준비 등등 이렇게 현실은 날 가만 안 둔다. 마음 같아선 아무 생각 없이 며칠 절에 들어갔다 오거나 그냥 누워만 있거나 뭐든 하면 좋을 텐데...(난 원래 몸을 안 움직이면 좀이 쑤시는 타입이다.)


이럴 때 그냥 매일 루틴같이 하는 일을 정해서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 간단한 양치부터, 책 정리 등...

극복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매일 같이 글을 좀 써보려고 한다. 어떻게든 내 생각을 좀 정리해보기 위해.


어제 우연히 본 유튜브가 있다.

https://youtu.be/g-NKgOfYv8Q

부모님 의지하지 말고(전문성의 허상, 직접 부딪혀보자), 목표를 정하고, 높은 진동수를 유지하자


이 유튜브를 보고 산책을 하면서 말을 직접 내뱉어 보았다.

"계속 우울에 빠져 있으면 누가 너 챙겨 줄 것 같지? 근데 원리에 의해서 너에게 계속 안 좋은 일만 생길 거야. 네가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 진동부터 바꿔야 돼. 네가 항상 긍정적인 상태에 있어야만 네 주변에 네가 원하는 일들이 일어날 거야."

내가 원하는 일.. 그게 뭔지 알지만 그게 일어나려면 더 이상 무기력하면 안 된다. 높은 진동수에 있어야 한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 작년에 이맘때 계속 되뇌었던 말..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도 위 유튜버처럼 마음, 심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마치 1인극의 주인공이 된것 처럼, 아니면 이중인격자가 된 것처럼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하자. 너 지금 왜 기분이 안좋아, 무슨일 있어? 어떻게 하고 싶어? 괜찮아? 객관화가 안되는 사람도 객관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PDgpjf7ZXfE

상상하라. 더 적극적으로



https://youtu.be/1zBpozANCR0

상상은 현실이 된다. 목표를 적고, 실현됐을 때를 상상해라. 나에 대해 믿을 것들을 적고 반복해서 들어라


상상하고 직접 입 밖으로 내뱉어보자 벌써 1시다. 이젠 진짜 일해야겠다.

간단한 것부터 일단 해보자. 입 밖으로 내뱉어보고 시작해보자. 

현실이 여유가 없다. 내 능력의 부족 때문이다. 이제 이 시기는 절대 안 온다. 그러니 내년, 연말에 여유로운 내가 되어 내 사람에게 더 잘해줄 수 있도록 일에 익숙해지자. 빨리 많이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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