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와 '되다'의 차이

by 글짓는약사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대개 '하다' '되다'를 혼동하는 데서 온다.


어느 독립영화감독을 인터뷰할 때다. 보통은 영화를 하고 싶으면 시험 쳐서 영화과 진학부터 하던데 당신은 무슨 배짱으로 덜컥 월세 보증금 빼서 영화부터 찍었냐고 물었다.


"그 사람들은 영화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거겠죠. 하고 싶으면 어떤 식으로든 하면 됩니다. 그런데 되고 싶어 하니까 문제인 거예요. 성공한 누군가를 동경하면서요. 당장 내가 가진 걸 잃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것도 한심해요. 그들이 가진 것도 그리 대단할 게 없거든요. 좀 잃으면 어때. 인생에 '안전빵'이 어디 있습니까? 정말 이건 안전한 길이다 생각해도 얼마든지 망할 수 있어요. 그럴 바엔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는 게 낫죠."


거창한 결과를 기대하지 않고 당장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


우리를 불만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줄 교통편은 그것뿐이다.


이숙명 <혼자서 완전하게>




'하다'와 '되다'의 차이.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되겠다'라는 욕심만 버린다면 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나는 저 영화감독처럼 월세를 빼서 영화를 찍을 정도의 용기는 없다. 하지만 저 글을 읽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해 볼 용기는 얻었다.


현실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도, 매너리즘에 빠져 불만스러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새로운 시도를 할 경우 현재의 편안함, 안정감, 혹은 이뤄놓은 것들을 잃을까 봐 두려운 것이다.


여건이 안 돼서, 아직 준비가 덜 돼서라는 핑계를 대면서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사람들도 결국은 실패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 이왕 하는 거 남들 눈에 그럴듯해 보이게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고 싶은데, 실패할까 봐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고, 결과에 대한 평가와 지적질은 하겠지만 그것 또한 잠시뿐이다. 거창한 결과를 바라지 말고 당장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그것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만 아니라면)


온전한 1인분의 삶을 혼자서 완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조언이라는 생각이 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춤추는 고래가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