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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Oct 08. 2018

나는 결혼 새내기다

결혼식 큰 그림을 위한 ‘웨딩홀 선택부터 드레스와 메이크업’까지의 준비

결혼준비를 해야 하는데 뭐부터 해야 할지 난감하다. 우선 생각나는 대로 초록 창에 ‘결혼 준비’라는 단어를 쳤다. 검색하자마자 수많은 난잡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는데 오히려 더 정리되지 않는 기분이다. 그야말로 멘붕! 여기 있는 체크리스트를 정말 다 해야 할까? 동그라미 쳐가면서 하나하나 해결하기엔 쓸데없는 항목들이 너무 많았고, 굳이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결혼준비를 하다 보면 지웠던 항목들도 제3자의 개입에 따라 다시 진행하기도 한다. 또, 간소한 결혼을 꿈꾸던 사람들도 부모님 눈치를 보다가 결국 허례허식 가득한 결혼식을 따라간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내가 주인공인 나와 예비신랑의 결혼식인 만큼 불필요한 항목들은 과감하게 지우고 결혼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만든 나만의 결혼 체크리스트는?

이번 편에서는 결혼 준비를 함에 있어, 가장 처음으로 준비해야 하는 ‘결혼식장 선택부터 드레스와 메이크업’까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부분들은 결혼식의 큰 그림이 되는 부분인데,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미리 예약 해야 한다. 여기서 팁! 계속 고민만 하고 있다간 다른 예비부부에게 빼앗길 수 있으니, 눈여겨본 곳이 있다면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좋다.


우리들만의 숲 속 결혼식


야외결혼식

나의 결혼식 로망 중 하나는 야외결혼식이다. 셀프로 야외결혼식을 한 사람들의 글을 아무리 읽어봐도 내가 원하는 스타일에 예산이 딱 맞는 결혼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나 나를 더 허무하게 만든 건, 셀프 스몰 웨딩을 준비한 사람들의 결혼비용이 일반 패키지보다 더 많이 들었단 사실이었다. 규모만 스몰이지 가격은 스몰이 아니었다. 그래서 무료로 야외 결혼식 할 수 있는 공간 대관해주는 곳을 알아봤고, 예약했다. 실제로 무료로 야외 결혼식장을 대관해주는 곳은 다양했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며, 다채로운 장소에 테마도 여러 가지다. 신청서를 미리 작성한다면 쉽게 대관할 수 있다. 가격도 대부분 무료니 야외 결혼식은 어떨까?


내 마음에 가장 드는 야외 결혼식장은 ‘양재 시민의 숲’이었다. 대관료도 없으며, 테이블이나 의자도 이용할 수 있는 진정, 우리가 원하는 느낌의 공간이었다. 정식 신청은 1월 2일 오전 9시부터 가능하다. 그렇지만, 경쟁률이 굉장히 치열하고, 많은 커플이 이틀 전부터 텐트까지 가져와서 줄을 서서 대기한다는 정보를 들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 나의 로망을 포기할 순 없었다. 우리는 불굴의 의지를 발휘해 9번째로 등록, 5월 결혼식장을 신청할 수 있었다. 지금은 먼저 신청서와 기획안을 작성하고 통과해야만 야외 결혼식장 대관이 가능하니 참고하기를! 처음에는 이 휑한 공간을 어떻게 하면 우리 커플다운 결혼식장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그렇다고 업체에 포토테이블, 버진로드 등을 맡기자니 거의 웨딩홀 대여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었다.


시민의 숲 꽃길 결혼식 안내문


엄마 : 그냥 평범하게 좀 하면 안 되는 거야? 왜 굳이 야외 결혼식에 집착하는 거야?
나 : 다른 건 몰라도 야외에서 해야 좋을 것 같아. 나는 웨딩홀 조명이 너무 싫어. 영화에서 보는 그런 파티 같은 결혼을 하고 싶어. 영화 어바웃 타임처럼...
엄마 : 으이구, 한 달 뒤에도 그런 생각하는지 보자! 이 기지배야.


사실, 후회하지 않은 건 아니다. 엄마 말이 딱 맞았다. 자존심 때문에 후회 안 한다고 했지만 내가 똥손이라는 걸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친구들 덕분에 이만큼 해낸 거지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더라면 진작에 포기했을 거다. 그래서 시안도 많이 찾아보고 감각을 익히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포토테이블이 가장 걱정이 많았는데 금손 친구의 도움으로 데코는 순조롭게 했다. 폴라로이드 사진들로 허전함을 채웠고, 다이소에서 엔틱한 액자들을 몇 개 사 웨딩사진, 스냅사진을 인화해 장식했다. 가렌더도 셀프로 하나하나 잘라가며 만들었고 포토존은 레이스 커튼과 꽃장식 느낌으로 만들었다. 정말 개고생이었지만, 하고나니 엄청 뿌듯했다.



맞춤양복, 드레스, 메이크업

드레스는 거추장스러운 느낌은 빼고 싶었다. 밑에 레이스가 달리고 풍성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 알지 않는가! 
사실 그런 드레스는 내 스타일에 너무 안 맞고 불편하기까지 하다. 기존 드레스보다 원피스 느낌이 좋았다. 촬영 때 입을 2가지 드레스와 본식에서 입을 드레스로 3가지를 대여하고 구매했다. 아무래도 셀프 촬영 때는 드레스 느낌보다는 기성복 스타일 원피스를 선호했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웨딩구두는 친구가 결혼식 때 신었던 걸 빌려 신었다.

부수적으로 준비하는 것 중에 가장 돈을 많이 들인 건 남편의 맞춤양복 이었다. 턱시도를 대여하자니, 내 눈에는 촌스럽기도 하고 격식을 너무 차린 느낌이어서 나랑 남편이 같이 서 있으면 잘 어울리지 않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된 양복을 하나 맞춰서 오래 입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맞춤양복의 가격대는 천차만별이다. 저렴하게 맞추면 50만 원대에 맞출 수 있지만, 조금만 고급소재를 첨가하게 되면 150만 원대를 훌쩍 넘어버린다. 어느 정도 선이 적당한지 정말 많은 고민이 들었다. 아무리 스몰웨딩이라지만 양복에는 좀 돈을 써도 된다는 판단이 들어 양복은 100만 원 초반대로 맞췄다.


오빠 : 나 너무 부담스러워. 너도 비싼 웨딩드레스 입고 싶을 텐데, 내가 이렇게 비싼 걸 해서 뭘 해.
나 : 이거 하나로 죽을 때 까지 연명해! 딸래미 시집 보낼 때도 입으면 되잖아?
오빠 : ...말을 말자!


오빤 나를 보며 절레거렸지만, 막상 양복을 맞춰주니 입이 귀에 걸렸다. 괜히 나까지 뿌듯, 기분이 좋았다. 옷이 날개긴, 날개야 그치? 나는 사실, 출장 메이크업을 하고 싶었다. 샵에서 받아봤자 얼마나 큰 변화가 있을까? 싶었고, 너무 아줌마스러운 화장을 해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셀프로 할까도 생각했지만, 친구는 ‘흑역사 결혼식’이 되고 싶냐며 나를 극구 말렸다. 친한 친구의 소개로 메이크업샵을 소개 받았는데,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이래서 화장의 힘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알고 보니 유명한 메이크업 실장님이란다. 나는 지인찬스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사랑한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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