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가 영원할까? 사랑이 영원할까? 묻고 싶은 당신에게
며칠 뒤면 정말 결혼이다. 지인들은 ‘지금 기분이 어때?, 많이 떨려?’, ‘긴장돼?’라고 물어보지만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 설레고, 두근두근한 기대감은 있지만 심박 수를 쿵쿵 울릴 정도의 긴장이나 떨림은 아니다. 당일 돼봐야 알겠지만. 결혼식 당일, 많이 떨린다는 신부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청심환 하나라도 미리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은 해본다.
많은 이들이 물어봤다
‘남친이 프러포즈했어?’, ‘다이아반지는 받았어?’
으레 프러포즈를 받았을 거라 생각하는 이들에게 난 ‘안 받았어’라고 이야기하면 많이들 놀란다. 그러면서 남친에게 빨리 프러포즈하라고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필자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결혼 전, 프러포즈를 꼭 받아야 하는 건가?’. ‘프러포즈는 꼭 다이아 반지를 끼워주며 고백해야 하는 건가?’, ‘내가 먼저 프러포즈해볼까?’, ‘내가 좀 덤덤한 편인가?’ 생각할수록 반문하게 된다. 결혼 7년 차 친구는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그런 추억이 결혼생활에 정말 중요하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그런데 나는 잘 모르겠다. 프러포즈를 안 받고, 결혼하는 것이 후회가 될 일인가에 대해서는 말이다.
왜 다이아몬드를 선망하는가?
그깟 탄소 덩어리(다이아몬드 주성분은 탄소다.)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다이아몬드는 너무도 가치 있다. 다이아몬드는 전통적으로 왕실의 상징이었고, 왕가에서 결혼 선물로 즐겨 사용하면서 ‘보석의 황제’라는 대접을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드비어스라는 다이아몬드 기업은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라는 광고 문구를 넣어, 대중들에게 다이아몬드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보석으로 인식시켰다. 이러니 결혼예물 하면 당연히 다이아반지를 떠올리게 된다. 값비싼 예물만이 최고의 가치라 여겨지는 요즘 시대에, 필자는 되려 최초의 결혼반지가 남성이 풀로 여성의 손가락을 묶은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에 로맨틱함을 느꼈다(정확한 설인 지는 알 수 없으나, 일부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풀 반지는 최초의 결혼반지였다고 한다.)
물론, 우리도 다이아반지를 맞췄다
우리는 애초에 결혼을 준비하며 예물은 간소화하기로 협의했다. 그보다는 혼수 장만, 신혼여행에 더 투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구든 결혼을 준비하며 자신들이 더 가치를 느끼는 곳에 투자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적정 예산을 설정하고 웨딩 밴드 투어를 다녔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오래전 회사 동료와 대화를 나누다 자신이 청담동 한 예물 샵에 임직원으로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곧 예물 준비를 해야 되지 않느냐며. 이렇게 지인 소개 1곳과 플래너 소개 1곳으로 총 2군데 투어를 했고, 우리의 웨딩 밴드는 오르시아에서 결정하게 됐다.
장인정신, 명품의 가치를 선사하는 예물샵
오르시아는 30년 이상 2대째 대물림되고 있는 핸드메이드 명품 주얼리 샵이다. 그만큼 작품 한 점 한 점에 장인정신을 담으며, 까다로운 검수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차별화된 명품의 가치를 선사한다고 자부하는데, 디자인 특허로 한정 수량만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미인대회 티아라 제작은 물론, 많은 연예인에게 협찬을 해주고 있어서인지 입소문을 듣고 오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브랜드고, 많은 배우에게 협찬을 한다고 한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웨딩 밴드가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잘 맞는 디자인의 반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투어 전, 각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웨딩반지들을 점찍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의 반지 취향을 간파해야 수많은 반지들 속에서 내 반지를 더 빨리 찾을 수 있다. 결정 장애가 심하다면, 더더욱 미리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반지는 껴 볼수록 어렵다. 우리는 앞서 100일 기념, 반지를 맞췄기에 반지 고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우리에게 맞는 반지를 위해 치적 치적 비 내리는 종로 귀금속 거리를 돌며, 반나절 이상을 고생했었다. 그 경험이 있어서일까, 결혼예물은 보다 손쉽게 고를 수 있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중, 금액과 디자인 모두 우리에게 만족감을 준 반지가 나타났으니, 가운데 다이아몬드가 흔들리는 독특한 디자인의 반지였다.
이 웨딩 밴드는 별하라는 명칭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별처럼 서로가 반짝이는 사랑을 하길’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가운데 다이아몬드가 흔들리다 보니 조명에 따라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더없이 예뻤다. 의미도 좋지만, 무엇보다 결혼반지라고 평소 착용하기 부담스러운 디자인이 아니어서 좋았다. 우리는 처음 생각한 대로, 데일리 밴드로 결정했다.
저 반지는 우리의 결혼을 기념하고, 언제나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사실 다이아몬드 원석은 아름답지 않다. 투박한 광물일 뿐이다. 그렇지만 수 없는 세공을 통해, 저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내고 있지 않는가! 그러하다. 다이아몬드가 영원하다고 믿고 싶은 건, 그 속에 담긴 사랑 때문이니라.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사랑을 할 수 있는 원석을 발견하는 게 더 시급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다이아몬드의 크기보다 더 큰 사랑의 크기를 볼 수 있는 사람인지 묻고 싶다.
에디터. H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