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고귀한 순간, 감정을 기록하다
결혼식에서 부모님께 감사 인사 중, 시어머님은 필자를 포옹하며 말씀하셨다. 시어머니의 인자한 목소리와 잔잔한 떨림이 전해졌다. 내내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참고 있었는데, 시어머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필자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20년 지기 친구들은 시집 안 갈 것 같은 내가 끝내는 간다며, 신부대기실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나를 놀려댔다. 그러면서도 사진작가의 요청에 따라 포즈를 취하는 나와 신랑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봐주었다. 또 센스 넘치는 직장 동료들은 “어멋! 너무 예뻐요”라며 연신 분위기를 즐겁게 해 주었다. 나를 아껴주는 이들의 얼굴을 보니 연신 굳었던 표정이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이는 모두 지난 주말에 받아 본 본식 스냅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그날의 ‘순간’들이었다.
한 편의 드라마처럼 흘러간 결혼식
사진들을 보니 찰나의 순간, 수십 번의 셔터가 눌러졌을 상황이 그려졌다. 스냅사진에는 경황이 없었기에 보지 못했던 순간순간의 장면들이 포착돼 있었다. (하하… 몇 초 단위로 셔터를 누르기에 내 표정에 나도 깜짝 놀라게 된다는 건 반전. 인생 샷에 굴욕 샷까지 다양하다.) 메이크업 샵부터 시작된 컷의 사진들이 페이드 인되며, 결혼식이라는 한 편의 드라마가 그려졌다. 분명 누가 하객으로 왔는지 모두 기억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진을 보니 또 새로웠다.
결혼식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한 씬 한 씬 다 소중하다. 그러나 결혼식 당일의 현장 분위기와 조명, 구도에 따라 사진의 느낌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원하지 않는 사진이 나올 만한 수많은 이유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일생일대의 중요한 본식 스냅사진을 폭망 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심사숙고해서 골라야 한다.
우리가 선택한 본식 스냅 ‘스냅바이아모이’
원본 사진들의 결과물을 보니 ‘스냅바이아모이’로 본식 스냅을 결정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본식 스냅은 오로지 담당 웨딩플래너의 추천으로만 결정했는데, 금액 대비 결과물이 정말 좋았다. 사실 후기가 많이 없어 걱정했었으나 스튜디오 원, 원마일, 스냅바이아모이 등 세 가지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냅 전문 컴퍼니였기에 믿고 진행해도 될 것 같았다. 스냅바이아모이 홈페이지에는 수채화 같은 화사한 색채와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여러 사진들을 살펴보니 우리가 지향하는 따뜻한 색감이 좋아 스냅바이아모이로 최종 결정했다.
메이크업 샵부터 진행된 2인 촬영
대부분의 스냅 업체에서는 사진작가 1인 촬영을 기준으로 금액이 산정된다. 여기에 메이크업 샵부터 촬영 진행, 대표 작가 지정, 작가 2인 촬영 등에 대한 추가 비용이 붙는다. 이는 업체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스냅 업체 결정 시, 추가 옵션을 꼭 확인해봐야 한다. 우리는 작가 2인이 메이크업 샵부터 촬영하는 옵션을 추가했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메이크업 샵부터의 촬영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도 된다. 다만 2인 촬영은 강추하고 싶다. 아무래도 2인 촬영은 촬영 각도나 구도가 더욱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예식을 놓치지 않고, 퀄리티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이는 촬영하는 사람만 많으면 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랜 경력과 노하우가 있는 작가라면 1인이라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식 스냅 폭망 하지 않으려면
금액만 생각해서 퀄리티를 포기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세상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열심히 손품, 발품으로 찾다 보면 금액 대비 퀄리티 높은 업체들이 많다. 각 업체의 견적과 생생한 이용 후기들을 살펴 본인에게 맞는 업체를 택하는 것이 좋다.
Tip. 인기 많은 업체는 일찍 마감되기 때문에 빠르게 비교해보고 예약해야 한다.
스냅 업체 저마다 특유의 색감이 있다. 쨍한 선명한 톤을 선호하는 곳, 은은한 세피아 톤을 선호하는 곳 등 자신이 어떤 톤(색감)과 분위기를 원하는지 먼저 파악하고, 업체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Tip. 우리는 노블발렌티 대치점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식장의 조명 활용도가 너무 좋아 조명이 그대로 노출되길 바랐다. 그래서 너무 쨍하거나 어두운 톤이 아닌 은은한 세피아 톤을 살려주는 곳으로 찾았다.
스냅 업체의 샘플 화보를 살펴보면 조명 활용, 촬영 구도, 색감 등 각 업체가 추구하는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웨딩홀의 경험 유무도 중요한데, 어떤 구도로 찍었는지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예다.
결혼식 사진을 받아보고, 자신이 생각하던 구도와 색감이 아니라서 당황한 신부들의 후기가 더러 있다.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사진작가와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 원하는 포즈와 구도, 분위기, 꼭 찍었으면 하는 컷 등의 요청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어 사전에 논의해보자.
물론, 만족스러운 업체를 찾았대도 그날의 표정이 좋지 않다면 무슨 소용 있을까! 설렘과 긴장 때문에 신랑 신부의 표정이 어색한 미소로 가득하겠지만, 최대한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자. 1000장 중에 100장이라도 건지면 되는 것 아닌가. 자신에게 잘 맞는 본식 스냅 업체를 선택해 그날의 기억, 그날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인생 사진을 꼭 만나보길 바란다.
에디터. HJ
액자에 넣어 오래 보관하고 싶은 신시얼리 청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