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본재 Jul 03. 2019

데이팅 앱에서 만나
결혼했어요

데이팅 앱, 어떻게 생각하세요?

데이팅 앱 = 가볍게 만나기 위한 툴이다? 위험하다? 조건 보고 만나는 만남?


보통 데이팅 앱에 대해 이런 생각이 들지 않는가. 필자 또한 그랬다. 경험이 없다 보니 잘 모른다는 이유로 편견 가득한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회사에 새로 입사한 동료로 인해 그동안의 생각이 바뀌었다. 데이팅 앱, 잘 사용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데이팅 앱에서 만나 결혼했다는 동료


그녀가 콘카츠(婚活; 결혼할 상대를 찾기 위한 활동)를 시작한 것은 그녀의 할아버지가 계단에서 넘어지는 큰 사고를 겪은 후부터다. 어린 시절, 그녀는 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 대신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아버지와 다를 바 없는 할아버지가 어느새 연세를 드셨고, 할아버지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조금이라도 건강히 살아계실 때 손녀의 행복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기에 그녀는 평생 함께 할 결혼 상대를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에게 소개를 받아보기도 하고, 마치콘 이벤트(街コン, 같은 거리에서 만나서 하는 단체 미팅)에 참여해 보기도 하고, 아이세키야(相席屋, 일본의 헌팅 술집)에도 가봤다. 그러나 좋은 남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소개팅이 잘 안됐을 땐 친구에게 미안했고, 전혀 모르는 남자들과 만나는 마치콘(街コン), 아이세키야(相席屋)에서는 성적인 만남을 원하는 남자들, 괴상한 비즈니스를 권유하는 남자들이 접근해 왔다.



데이팅 앱을 다운로드하다


결혼 상대 찾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페이스북에 뜬 광고가 눈에 띄었다. 데이팅 앱이

었다. 지금까지 인연이 없을 것만 같았던 데이팅 앱을 처음으로 다운로드했다. 앱에서 하라는 대로 프로필과 사진을 올리고, 몇몇 남자들의 프로필을 체크했다. 사실 결혼 상대에 대한 까다로운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성실하고, 유머가 있었으면  좋겠다’ 두 가지뿐이었다. 그래서 프로필을 봐도 영 감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일단 기다리기로 하고, 누군가가 호감을 보내면 만나보기로 했다.


매 주말마다 새로운 남자와 만났다. 수첩에는 주말마다 일정이 빽빽했다. 이상한 남자가 아닌 것 같다 싶으면 일단 만났다. 데이팅 앱을 통해 여러 남자들과 만나다 보니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아무리 멋지고 매력적인 프로필이라도 혹은 별 볼일 없어 보이는 프로필이라도 실제로 만나보지 않으면 그 사람의 진짜 매력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위험한 적도 있었다. 프로필에 무려 10년 전 사진을 올려놓았던 사기꾼도 있었고, 만나자마자 엉덩이를 만지던 남자도 있었다.



드디어 남편을 만나다


그녀의 남편도 수많은 남자 중 하나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프로필이 나빠보이지 않아 가볍게 만나봤다. 사실 채팅으로 대화할 때는 별로 안 맞을 것 같았다. 그녀가 유일하게 조건으로 내 걸었던 유머감각도 없어 보였다. 한 마디로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달랐다. 


’아, 이 사람 괜찮다!’


남편과 데이트를 하면서 그녀는 데이팅 앱 사용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가 찾는 것은 남자친구가 아닌 결혼할 상대였으니까.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아마 남편도 마음이 조급해진 모양이었다. 3번의 데이트 끝에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를 시작했다. 1년 반이라는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남편은 그녀에게 프러포즈했다.



경험자가 말하는 데이팅 앱 제대로 쓰는 법


필자 주변에는 그녀 이외에도 데이팅 앱을 통해 콘카츠(婚活; 결혼할 상대를 찾기 위한 활동)를 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 그런데 어째 아직까지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왜일까. 어떻게 하면 데이팅 앱에서 좋은 남편, 좋은 아내를 만날 수 있을까.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한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데이팅 앱은 그저 새로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도구일 뿐이었다. ‘사람은 결국 만나봐야 안다’는 그녀만의 원칙을 세우고 만남의 기회를 제한하지 않았던 것이다. 많은 이들이 원하는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는 것도 비슷하지 않은가? 학교 혹은 직장 등 같은 환경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기회와 호감이 생기면 교제가 시작된다. 연애를 하며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면 결혼을 한다. 그녀는 이처럼 자연스러운 만남의 횟수를 늘리기 위해 데이팅 앱을 활용한 것이다. 


아직 데이팅 앱이 생소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전망이 밝다고 느꼈다. 운명의 상대를 만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혀주는 획기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미국은 세 명 중 한 명이 데이팅 앱을 통해 커플이 된다고 한다. 데이팅 앱을 통한 자연스러운 만남, 연애의 시작을 돕는 일반적인 수단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도쿄효니님 인스타그램 보러가기


▼ 웨딩해 콘텐츠 더보기 ▼

미혼과 기혼 사이 그 무언가

직장인의 결혼 준비 순서

다이아몬드 크기는 사랑의 크기와 비례하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질을 높이는 스마트 혼수 BEST 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