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비용 공개합니다
넷플릭스에 ‘우리 저렴하게 결혼했어요(Cheapest Weddings)'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다. 세상의 온갖 저렴한 결혼식을 다 보여준다. 커플 별로 준비 과정부터 결혼식까지. 1편의 세 커플 중 한 커플의 사례는 어찌나 ‘짠내’가 나는지 눈을 뜨고 화면을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우선 중국 쇼핑몰에서 10만 원대 드레스를 본식 드레스로 샀다. 부케는 우리로 치면 ‘1000냥 숍’ 같은 데서 조화를 사서 직접 만들었다. 결혼식장은 어느 공원 부지를 몇 시간 대여했는데, 장식이 안 되는 장소라 몰래(?) 싸구려 빨간 천만 깔았다. 피로연장은 총 300달러어치 소품들을 사서 직접 꾸몄는데 그마저도 가족, 친구 도움 없이 신랑, 신부가 노동력을 갈아 넣어서 겨우 완성했다. 그렇게 힘들게 셀프 웨딩을 치렀는데 거의 모든 게 엉망진창. ‘저렴해 보이는' 결혼식장/피로연장에 지인과 가족들이 얼마 오지 않아서 더 초라해 보였다.
이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종종 나오는 이유가 있다. 결혼식을 한번 치르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지만 돈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사람들이야 원하는 대로 지를 수 있을 테지만, 그렇지 않은 커플들에게는 비용 절약이 최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앞서 소개한 프로그램의 짠 내 커플은 결혼식 비용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진 호주에 산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주의 평균 결혼식 비용은 약 5,300만 원에 달한다. 영국(4,800만 원), 미국(3,800만 원) 캐나다(2,600만 원) 등에 비해 비용이 센 편이라서 저런 프로그램이 자주 나오는 것 같다. 우리나라 평균을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신뢰 높아 보이는 공식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통계청 자료는 2017년에 머물러있었다. 한 결혼정보 회사에서 2018년에 조사한 바를 결혼‘식’ 비용만을 추려 계산해보면 3000만 원(예식장, 예물, 웨딩패키지 포함) 정도쯤인 것 같다. 그 외 신혼집, 혼수, 신혼여행 등 필수 비용을 더하면 평균은 2억을 훌쩍 넘는다.
해당 글은 <결혼은 현실이라죠? 저는 입 냄새 같은 거라고 말해요> 책으로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