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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Sep 25. 2019

시댁, 그 참을 수 없는 불편함에
대하여

결혼 7개월 차, 흔한 며느리가 되기로 한 이유

결혼한 지 7개월쯤 지났다. 1번의 명절, 2번의 부모님 생신이 지났고 그동안 시부모님께 안부전화는 5번 정도 드리고 식사는 5번 정도가 전부였다. 대충 숫자로도 보이지만 시댁에 잘하는 것도 아니고 잘하고자 노력하지도 않는다. 오해할까 봐 말하지만 같은 집에 사는 남자도 내 친정에 마찬가지다. 세세하게 따지면 내가 조금 더 많이 연락하고 만났다. 누가 더 잘했나 유치하게 따져보면 둘 다 칭찬받을 만한 며느리, 사위는 아니다. 효부는 애당초 글렀는데, 사실 그 타이틀에 도전해본 적도 없다.


불행히도 나는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콘텐츠를 많이 접하며 살아온 세대다. ‘불행히도'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결혼을 하기도 전에 겁먹기에 충분할 양의 콘텐츠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지금껏 ‘결혼=해로운 것’이라는 공식을 자연스레 보고 배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꼬꼬마 시절부터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은 왜 그렇게 챙겨본 건지. (금요일 저녁마다 본방 사수했던 집, 우리 집만은 아니죠?) 왜 장모님, 장인어른이 사위를 괴롭힌 이야기는 손에 꼽는 데 시댁에서 며느리를 못살게 구는 이야기는 압도적으로 많은 건지. 결혼 관련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은 왜 그렇게 한결같이 슬프고 잔혹한 건지. 실제로도 내 주변의 많은 결혼 선배님들이 갑을 관계에서 고통받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얼마나 많은 여성이 비혼을 선언했는지 모른다. 좋은 사람을 만나도 결혼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인 건 모두가 인정할 거다.



해당 글은 <결혼은 현실이라죠? 저는 입 냄새 같은 거라고 말해요> 책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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