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필터링'은 꽤나 강력하다
이런 말을 하는 결혼 선배들이 많았다. 사람마다,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나름 인싸 축에 속했던(?) 나도 일부분 공감한다. 현모양처를 자처하며 가정에만 충실하고, 애를 바로 가진 것도 아닌데 인간관계가 왜 청소될까 의아했는데 지나 보니 알게 됐다. 결혼 후 인간관계 정리 3단계 과정, 나름 정리해봤다.
1단계 - 결혼을 준비하면서
결혼 준비하며 가장 곤욕스러운 일은 ‘청첩장 돌리기’ 다. 최근 친하게 지낸 관계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니까. 이를 테면 앞서 결혼한 친구와 최근 들어 맹숭맹숭한 관계가 되었다면? 청첩장을 줘야 할지 말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결혼식에 가고, 축의금을 했는데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다 뿌리고, 안 오는 사람은 정리된 걸로 생각하면 된다’는 원칙을 세웠다. 대신, 개인적으로 연락 안 한 지 몇 년된 사람은 결혼식에 갔더라도 연락하지 않았다. 청첩장을 돌릴 당시에는 뻔뻔해지는 게 쉽지 않았지만 결혼 후 방명록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을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결혼식에 안 올 사람은 대부분 티가 났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연락이 잘 안 되는 친구에게 청첩장을 보냈더니 읽씹(읽은 후 답장을 안 보내는 행동)당했다. 당연히 안 올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로도 오지 않았다. 그런 친구는 내 지인 리스트에서 삭제했다. 오겠다고 해놓고 안 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결혼식에 오지 못하더라도 메시지로라도 축하해주는 사람은 내 사람으로 남았지만, 축하 인사 한마디 안 하는 사람은 리스트에서 정리했다. 그렇게 1차 필터링이 끝났다.
해당 글은 <결혼은 현실이라죠? 저는 입 냄새 같은 거라고 말해요> 책으로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