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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Dec 20. 2019

방구석에서 혼자
크리스마스 즐기는 법

커플만 크리스마스를 즐기란 법은 없다

메리 홀로 크리스마스!

거리에도, 카페에도, 술집에도 여기저기 반짝이는 장식이 눈에 띈다. 매년 죽지도 않고 돌아오는 그날, 크리스마스. 어쩐지 더 추워짐을 느낀다. 이제 크리스마스는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 아니라 커플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날이 된 지 오래다. 애인이 있는 친구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예약한 유명 레스토랑에 간다며 들떴고, 필자처럼 싱글인 친구들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술을 진탕 마시고 26일에 일어날 거라고 선언했다. 사실 필자도 싱글인 친구들처럼 25일을 없는 날처럼 지내려고 했지만, 뭔가 아쉬웠다. 혼자인 게 어때서? 그래서 집에서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보낼지 하루 일과표를 세웠다. 만약 여러분도 필자처럼 집에 있을 계획이라면 한 번 동참해보라. 방학 계획표를 세우고 뿌듯해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은 덤으로 느껴보자.



10:00 ~ 11:00

산책 겸 조깅하기

원래 계획표는 거창하게 세우는 게 정석. 평소 출퇴근 탓에 하지 못했던 산책 겸 조깅을 오랜만에 해보려 한다. 오전 열 시쯤 일어나서 대강 잠을 깨고, 근처 공원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가볍게 뛰어보자. 사실 등산을 생각했었는데, 오전부터 힘을 빼놓으면 오후 내내 잠만 잘 것 같아 가벼운 운동을 선택했다. 몸과 정신이 맑은 상태로 아침을 시작하면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가?


11:00 ~ 12:30

나를 위해 요리하고 맛있게 먹기

평소 집에서 요리를 잘해먹진 않지만, '크리스마스니까'하는 생각으로 도전한다. 메뉴는 양식. 너무 어렵지 않은 알리오 올리오나 크림 파스타 그리고 에그인헬을 만들 계획이다. 재료와 레시피가 간단한 데 비해 맛도 좋으니 그야말로 좋은 메뉴다. 아껴두었던 접시에 플레이팅까지 하면 보기만 해도 배부를 듯한 기대감이 솟아오른다. *있어빌리티를 위해 사진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려보자. #나를위한선물 #홈파티 #크리스마스 해시태그까지 더하면 본새의 완성. 여러분도 평소 먹고 싶었던 메뉴를 직접 요리하여 뿌듯함을 느껴보라.


*있어빌리티 : 한국어 '있어'와 영어 'ability'의 합성어다. 별 거 없지만 있어 보이게 과시하는 것을 뜻한다.


13:00 ~ 14:00

사진첩 정리하며 추억팔이 하기

연말마다 필자는 의식처럼 사진첩을 정리한다. 한 해 동안 뭘 그렇게 맛있게 먹었는지, 누구와 시간을 보냈었는지, 어디를 다녔는지 돌아보는 거다. 사진을 드라이브에 옮기고 정리하다 보면 마음이 짠해지며, 눈물이 빼꼼 나온다. '이때 정말 재밌었는데', '이 친구는 뭐하고 지내지?', '나 어렸네.. 그 사이에 늙었나' 등등 별의별 생각과 함께 빠르게 지나간 1년을 한탄한다. 그러다 올해도 잘 버텼다며 스스로를 위로하다 보면, 새해에도 달려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


14:00 ~ 15:00

2020년 버킷리스트 적기

과거를 돌아봤다면 미래에 대한 계획도 세워야 하는 법. 2020년에 이루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들을 쭉 적어보자. 필자는 주로 '연애', '여행', '건강'처럼 키워드만 나열하는 편이다. 구체적으로 세워도 봤지만 사람 인생은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포괄적인 키워드만 정리해놓은 뒤에 세부적인 사항들은 그때그때 채워 넣는다. 2019년에 적어두었던 버킷리스트도 참고한다. 주로 실천하지 못했던 사항들을 2020년으로 이월하기도 한다. 2019년 1순위 목표였던 연애가 2020년에도... 



15:00 ~ 16:00

캐럴 들으며 퍼즐 맞추기

캐럴만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건 없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필자가 플레이리스트에 꼭 넣어놓고 듣는 노래들이 있다. 


Mariah Carey -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Taylor Swift - Last Christmas

Michael Buble - Let It Snow 

Sia - Everyday Is Christmas 앨범 전곡


크리스마스 연금이라 불리는 머라이어 캐리는 말할 것도 없고, 시아의 캐럴 앨범까지 듣노라면 트리를 보는 것보다 더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빵빵한 사운드와 함께 퍼즐을 맞추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퍼즐은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그림도 좋지만, 이왕 맞추는 거 365일 걸어놓을 수 있는 명화로 맞춰보려 한다.


*만약 퍼즐 초보자라면 300피스부터 시작해볼 것. 그리고 필자의 경험상 퍼즐은 1시간 이상 맞추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뿐만 아니라 멘붕이 올 수 있다. 꼭 그날 완성할 필요는 없으니 가볍게 즐기자.


16:00 ~ 18:00

와인 마시며 독서하기

평소 <다빈치코드>를 쓴 댄 브라운의 로버트 랭던 시리즈를 좋아해서 신작을 미리 사놨다. 함께 곁들일 와인도 함께. 이전에 책을 읽으며 맥주를 마신 적이 있었는데 정말 휴식하고 있다는 편안함을 느꼈다. 책과 술을 함께 즐기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사놓고 읽지 못했던 책이 있다면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 꼭 즐겨보라. '내가 정말 으른이구나. 책 읽으면서 술도 마시다니...'라는 묘한 성공감도 느낄 수 있다. 자칫 술 마시는 데 더 집중하면 그대로 잠들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18:00 ~ 19:30

배달 음식 먹기

저녁은 배달시키는 게 인지상정. 혈관이 막혀도 좋을 성인병 돼지 파티를 열자. 매운맛의 지옥 엽떡, 족보 세트(족발+보쌈)를 먹기 위해 필자는 크리스마스 전까지 최대한 배달 음식을 자제하려 한다. 벌써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 이것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다면 슬픈 일일까.


20:00 ~

넷플릭스 혹은 왓챠 보기

역시 하루의 마무리는 넷플릭스다. 필자는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해서 넷플릭스와 왓챠를 둘 다 본다. 크리스마스에는 로맨틱 코미디를 봐주는 게 예의. 명불허전 '러브액츄얼리', 산드라 블록과 라이언 레이놀즈의 티키타카가 일품인 '프로포즈', 하이틴 로맨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등 로코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껴보자. 로코를 보다 쓸쓸함이 느껴지면 장르를 바꿔도 좋다. 밤새 드라마를 정주행 할 계획이라면 필자는 강력하게 다음 3가지를 추천한다. '미란다', '봄이 오나 봄', '킬링이브' 굳이 이유를 얘기하진 않겠다. 1화 시작과 함께 어느새 동이 터 오르는 매직을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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