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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Mar 27. 2020

프러포즈 링 구하기 대작전

스파이가 이런 기분일까

올해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21년 6월을 우리의 이정표로 삼았다. 상견례를 하면 본격적으로 결혼을 준비해야 하니 그전에 프러포즈하고 싶었다. 마침 2020년 3월 20일이 만난 지 1,000일째 되는 날이었고, 이때다 싶어 프러포즈하기로 했다. 프러포즈하면 떠오르는 것은 '반지' 아닌가. 그래서 부리나케 프러포즈 링을 알아봤다.


반지는 태어나 커플링으로 처음 껴봤고 착용감이 매우 불편해 한동안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반지와 친하지 않아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이왕 하는 거 여자 친구가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고르고 싶었다. 그래서 먼저 프러포즈 링을 고를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생각해봤다. 


여자 친구가 좋아하는 액세서리 브랜드가 있는가?
여자 친구는 심플한 걸 좋아하는가? 화려한 걸 좋아하는가?
반지 사이즈는 몇 호인가?


여자 친구는 브랜드를 크게 따지는 편이 아니어서 좋아하는 액세서리 브랜드는 딱히 없어 보였다. 취향은 심플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 크리스마스 선물로 여자 친구가 챙겨보던 드라마에 나왔던 목걸이를 선물했던 적이 있었는데 깔끔한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했다. 문제는 반지 사이즈였다. 커플링을 맞출 때 여자 친구 사이즈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예물샵 대표님이 표준 규격이 아닐 수 있으니 정확하게 확인해보는 게 좋다고 하셨다. 서프라이즈 프러포즈인데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괜히 어색하게 여자 친구 손을 만지자니 눈치채면 어떡하나 싶었다. 그래서 여자 친구가 자는 동안 커플링을 몰래 빼서 내 손에 끼워보고 사진을 남겨뒀다. 중간에 깰까 봐 얼마나 가슴 졸이던지. 나중에 샵에 가서 사진을 보면서 반지 호수 측정기를 통해 정확한 사이즈를 확인했다.


여자 친구 몰래 반지를 빼내느라 애먹었다


반지는 다이아로 하기로 했는데
어디서 맞춰야 되지?


폭풍 서치를 통해 얼추 내 예산대에 맞는 다이아 크기와 샵 등을 정했다. 다이아는 등급표가 세세하게 나누어져 있으니 미리 기준을 정해 놓는 게 좋다. 나는 GIA / F / Sl1를 기준으로 삼았다.


샵 별로 비교해봤다


종로 예물 샵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종로다이아몬드센터는 7부와 1캐럿 가격이 너무 비교될 정도로 저렴했고 디자인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종로 특유의 정신없는 분위기에서 프러포즈링을 알아보고 싶진 않았다.


백화점 브랜드는 가격과 내구성에 대한 단점이 컸다. 가격 비교를 해보니 백화점 브랜드는 터무니없이 비쌌고, 내구성이 좀 아쉬웠다. 개인적인 차이 일 수는 있으나 후기를 보니 백화점 브랜드는 잔 흠집이 잘 생기는 편이었다. 잔 흠집으로 예민하게 신경 쓰기 싫었다.


청담 예물 샵은 종로와 백화점의 딱 중간 가격대이면서 커스텀 된 특별한 반지를 선물할 수 있고,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샵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매라키 주얼리, 너로 정했다

내가 청담에 있는 '매라키 주얼리'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가격이 백화점 브랜드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퀄리티가 좋다.
2. 대표님이 직접 상담을 진행하시며, 친절하고 섬세하시다.
3. 한 타임당 1:1 상담으로 프라이빗하게 서비스를 안내받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4. 공장에서 찍어내지 않고 직접 세공되어 만들어진다. 제작 과정도 볼 수 있다.


매라키 주얼리는 독일 브랜드인 '에이지 거스너'의 유일한 한국 공식 파트너로 알려진 곳이다. 유럽의 유명 브랜드를 취급하는 만큼 퀄리티가 우수했다. 나는 프러포즈 링이다 보니 대표님과 상담했고, 대표님이 직접 세공해주시기로 했다. 대표님은 오랫동안 파인 주얼리를 다루셨어서 그런지 찐 전문가셨다. 덕분에 알지 못했던 주얼리의 세계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됐달까. 대표님이 직접 세공 작업도 보여주셔서 무한 신뢰가 갔지만 무엇보다 대표님의 친절함과 마인드에 반했다.


다이아, 어떻게 고르는 거야?
다이아 등급 표


다이아는 우신, GIA, D등급, F등급, SI1, SI2 등의 등급이 있다. 어려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간단하다. D-J 알파벳은 색을 나타내며, D로 갈수록 백색 혹은 투명이다. 보통 F까지가 선호하는 색상이다. FL/IF부터 SI2까지는 불순도를 뜻한다. FL/IF과 가까울수록 불순도가 적어 깨끗하다. 보통 국내에서는 VS1~SI2까지를 많이 선택한다. 가격은 D등급, FL/IF로 갈수록 비싸다. 나는 F등급, SI1으로 결정했다. 마침 수입해온 다이아몬드가 있어 직접 실물로 보았기 때문에 결정하기 쉬웠다.


그래서 반지 디자인은?

처음에 고른 디자인


다이아 받침대에도 작은 다이아가 박혀있는 디자인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다이아가 더 커 보이는 효과를 주니 좋아 보였다. 링 부분은 단조로운 것 같아 다른 디자인으로 골랐다. 


왼쪽 링과 오른쪽 다이아 다자인을 믹스했다


포인트를 주고 싶어서 세공이 들어가는 디자인으로 주문했다. 왼쪽 링과 오른쪽 다이아 모양을 믹스해서 주문했다.


반지가 세공되는 과정


세공 과정이 궁금해 대표님께 사진을 요청드렸다. 정성이 느껴졌다.


다이아 넘버 사진


이렇게 다이아 안에 다이아를 증명할 수 있는 GIA 숫자가 들어가 있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완성된 프러포즈 링


2주 후에 완성된 반지를 보니 뿌듯했다. 결과적으로 프러포즈는 성공했다. 두 달 동안 준비를 하면서 줄곧 긴장해온 탓인지 프러포즈 후 이틀간 침대에 누워있었다. 결혼 준비는 이제 시작이겠지만, 큰 산을 하나 넘은 기분이다. 다음에는 어떻게 프러포즈했는지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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