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과 살면 행복할까?” 결혼 전 이 사항들을 체크해보자!
얼마 전, 기혼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결혼 전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해당 항목들이 모두 충족해야 결혼을 할 수 있다거나 반드시 행복해지는 건 아니지만 미리 생각해볼 만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사람의 성향을 분류하려면 천차만별이지만 크게 '합리적' vs '감정적'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이 둘은 대화의 방식에 많은 영향을 준다. 좋을 때야 두 말할 필요 없지만 위기, 갈등, 각종 문제에 봉착할 때가 항상 문제다. 얼마나 합리적인지, 감정적인지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나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감정에 압도되기 쉽고, 극단적인 성향인 사람들이 만났을 때 작은 싸움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참 많이 봤다. 반대로 극히 합리적인 성향끼리 만나면 싸울 일은 적지만 인간미나 재미는 많이 떨어질 것이다. 한쪽이 합리적인 성향이고, 다른 한쪽이 감정적이라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잘 살 수 있는 듯하다. 다만, 한쪽이 전혀 타협이 안 되는 성향이라면 그 부분을 다른 한쪽이 맞추면서 살 수 있는가가 참 중요하다.
‘회피적인' 성향이 강해 대화가 어려운 사람이 의외로 정말 많다. 이 사람들은 어렵거나 골치 아픈 일을 만들려 하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 바깥에서는 ‘사람 좋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정작 본인 문제에 있어서는 진지하게 대화하거나 해결하려는 의지가 약하다. 보통 큰 소리를 내는 일은 적지만, 대화 자체를 스트레스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부부간의 대화도 역시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문제가 생겼을 때 감정을 ‘폭발’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역시 대화가 어렵다. 느끼는 감정대로 뱉어버리는 성향은 일단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기 쉬우므로 갈등을 더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회피 성향과 폭발 성향이 부부가 되었을 때는 더욱 최악이다. 한쪽은 폭발시키고, 한쪽은 피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부부 관계에서 대화는 정말로 중요해서 서로 다른 성향의 문제를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갈등을 일부러 만들어서 싸울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문제 해결 능력, 화해 스킬, 이에 따른 대화법 같은 건 확실히 알아야 나중에 이혼하니 마니 라는 말이 적어도 안 나온다. 결국 잘 싸우고 잘 푸는 게 최고다. 별문제 없이 사는 부부를 보면 ‘싸움 성향’이 잘 맞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섭섭하거나 화가 나도 바로 지르지 않고,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서로의 생각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의 불편이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자세가 부부 사이에 참 중요하다.
결혼 후 의외로 많이 싸우는 부분이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이다. 식습관에서 한쪽은 한 번을 먹더라도 제대로 차려먹는 쪽이고, 한쪽은 간편식을 선호하는 성향이라면 장 보러 함께 갔을 때부터 갈등이 시작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생활 습관에서도 남편은 올빼미 족이고, 부인은 새벽형 인간이라면 겹치는 일상 시간이 하루 중 얼마 안 되는 문제로 다툴 수 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식습관, 생활 습관 등에서 완벽히 일치하기는 어렵다. 대신, 다름을 인정하고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둘 중 한 사람이 무조건 맞춰주길 바라는 유형만 아니라면, 별 다툼 없이 행복하게 사는 커플이 주변에 많다.
처음에는 한쪽의 강력한 주장대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맞출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명심해야 한다. 결코 사람은 사람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조금만 애정이 떨어져도 “나는 당신을 위해 이렇게 희생하는데!”라며 원망이 따라올 것이다. 이때, 맞춰주기를 바랐던 사람은 결코 상대방의 희생을 희생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상대방에겐 그저 평범한 일상이고 정답이기 때문이다.
흔히 결혼의 장점으로 ‘안정감’을 들곤 한다.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서로 힘이 되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 결혼이다.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기 위해 경제적인 부분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어떻게 자산을 불려 갈 것인가, 공동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를 위해 어떤 플랜을 세울 것인가는 정말 중요하다. 아이를 가졌을 때 한쪽이 경제력을 잃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각자 통장을 관리하면 장점은 있겠지만, 공동의 큰 목표를 세우기는 어렵다는 게 문제다. 서로 얼마나 가정에 기여했는지 불분명할 때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봤다. 친구 커플의 경우 1년씩 통장을 맡아 가계 경제를 꾸려나가 보고, 더 잘하는 사람이 맡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 편이 갈등도 없고 서로 납득이 되는 방법이라 서다. 결국, ‘공동의 재산’을 인식하고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관리 방법을 찾아나가는 게 중요해 보인다.
이 외에도 위생 관념, 가풍의 차이 등 결혼 전 체크리스트에 포함되어야 할 사항으로 꼽혔다. "사귈 때는 몰랐는데, 살아보니 정말 더럽더라"는 말은 부부끼리 뒷담화할 때 많이 들었던 소리다. 친구네는 화장실 변기 뚜껑을 내리고 닫는 일로 몇 달째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씻지 않고 침대에 누워도 된다’ 파와 ‘어떻게 안 씻고 침대에 누울 수 있어’ 파가 나뉘어 싸우기도 했다.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서로의 위생관념을 껴안고 갈 수 있을 정도로 열린 사람들이라면 생활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결혼을 하고서도 서로의 집안 분위기가 맞지 않아 생기는 문제는 끊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우리 집에서는 정답인데 시댁에서는 그렇지 않은 일이 많을 때 혼란이 생길 수 있고, 조율이 되지 않을 경우 부부 싸움까지 갈 수 있다. 결혼은 두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므로 가풍 또한 참 중요한 요소다. 참 재미있는 건, 성향이 달라도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분위기의 집안에서는 큰 소리 나는 법이 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