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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Jun 30. 2021

소소하지만 꽉 찬 결혼식을
만들어 준 '이것'

돈 쓰길 잘한 본식 소품 BEST 3!

결혼 준비를 하면서 깨달은 가장 분명한 현실은 결혼은 하나부터 열까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신혼집과 가전 가구를 준비하면서는 필요한 돈의 단위가 달라지다 보니 그보다 작은 단위의 돈을 쓰는 것에 다소 둔감해져서 몇 십만 원이 마치 몇 만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그것도 잠깐, 예식이 다가올 수록 초과된 예산과 끊임 없이 나오는 추가 비용 때문에 작은 것에도 지갑을 열기가 부담스러워진다.


나 역시 예식을 앞두고 지를까 말까를 무수히 고민하다가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것도 있고, 눈 딱 감고 지갑을 열었던 것도 있었다. 그 중에서 비교적 부담 없는 비용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작은 소품들이었다. 한 번 과감히 투자해봐도 좋을, 본식에 요긴하게 활용한 소품 세 가지를 소개한다.


BEST 1
2가지 스타일로 다양하게!
식전 부케


‘꽃은 전문가가 잘 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식장 데코를 담당한 플라워 업체에게 부케와 생화 헤어피스를 전적으로 맡겼다. 문제는 식장에 도착해야 부케를 전달해 줄 수 있다는 것! 스냅과 DVD 모두 메이크업샵부터 촬영이 시작이어서 고민 끝에 가성비 좋은 업체를 찾아 본식 부케와는 다른 형태의 부케를 주문했다. 카라가 메인으로 들어간 화이트 앤 그린 컬러의 갈란드형 부케였는데, 식전 드레스에 잘 어울리면서도 본식 부케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메이크업샵 촬영과 식전 촬영에서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었고, 본식부케는 부케순이에게 주었지만 식전 부케는 집에 가지고 올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일반적으로 부케는 메이크업샵으로 배송이 되어 오니 크게 필요 없겠지만, 대기실과 본식에서 서로 다른 부케를 든다거나 하는 식으로 꽃을 적절히 활용하면 한정된 환경에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느낌으로 예뻤던 식전 부케와 본식 부케 (7만 원)


BEST 2
신혼집 인테리어 소품으로!
주문 제작 성혼서약서

결혼식의 핵심은 서약이라고 생각해오던 터라 서약서가 소소한 포인트가 되었으면 했다. 예쁜 디자인의 서약서를 해외에서 직구할까, 아니면 직접 만들까 이리저리 고민 끝에 나무 공방에 의뢰해서 성혼서약을 나무 판에 새겼다. 한 손에 들고 보며 읽기도 편했고, 사진에도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 서약서는 예식이 끝나면 그 쓸모를 다해 어디에 두었는지 조차 기억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밝은 컬러의 나무판이 집의 인테리어와도 잘 어울려서 예쁘게 디피해 두었다. 오며 가며 서약을 읽어 볼 수 있어서 더 좋다. 예물 교환에 쓸 예물함이나 순서지 등 결혼식의 소품을 직접 만드는 분들도 늘어 나는 것 같은데, 중요한 순서 중 하나인 성혼서약에도 조금 더 힘을 실어 보면 어떨까?


감성 연출샷에도 존재감 있는 나무 서약서 (7만 원)
식 중에도 존재감 있는 나무 서약서


BEST 3
완벽한 피날레!
폭죽형 플라워샤워

플라워 업체에서 플라워샤워를 위한 장미 꽃잎을 준비해 준다고 했지만, 혹시 몰라 따로 폭죽형 플라워샤워를 구매했다. 공기압으로 꽃잎을 쏘아 주는 것인데 다른 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 힘들이지 않고 높게 쏘아 올릴 수 있고 천천히 떨어져 예쁜 그림을 만들어 주기에 눈 여겨 보아 두었던 것이다. 꽃잎 색상이 빨강, 하양, 분홍만 있는 줄 알았는데 좀 더 검색해 보니 내가 원하는 색상을 골라서 주문할 수도 있었다. 연한 노랑, 진한 노랑, 아주 연한 상아색, 하얀색, 하얀색과 노란색의 그라데이션 등 다양한 색깔을 섞은 다음 폭죽 본체에 꽉꽉 눌러 채워 넣었다. 꽃잎을 하나하나 뗀 다음 다시 채워 넣는 약간의 노동이 필요하지만, 결과물은 생각보다 예뻤다.


폭죽형 플라워샤워 (2만 원)
흩날리는 플라워샤워


생화 꽃잎은 무게 때문에 빠르게 떨어지기도 하고 친구들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사진에 거의 담기지 않았는데, 촬영할 때 사용한 폭죽형 플라워샤워는 꽃잎 양도 많고 천천히 바람에 날리며 떨어져서 사진에 잘 담겼다. 폭죽이 펑펑 터지는 소리가 조금 커서 놀랄 수도 있으니 쏴주는 친구에게 미리 이야기해 두는 게 좋고, 예식장에 따라서는 사용을 금지할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아야 한다. 아무튼 개당 4천원도 안되는 가격에 아주 만족스러운 소품이었다.


누군가는 고작 한 시간 남짓의 결혼식을 위해 아무도 기억 못할 일회성 소품에 괜한 돈을 썼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지출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일생 한 번 가장 아름답게 기억될 날을 좀 더 마음에 드는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나의 예식에 작은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작은 무언가를 꼭 찾아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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