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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Jul 09. 2021

부부가 항상
'신혼'처럼 지낼 수 있는 방법

어느 날 갑자기 궁금해졌다. 신혼부부는 언제까지라고 볼 수 있을까?

결혼 1~2년 차에는 스스로도 ‘우리는 신혼이야’라고 생각했었는데 결혼 4년 차가 되니 이제 신혼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신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데 아직 아이는 없고, 그렇다고 오래된 부부 축에 속하기엔 너무나 신혼 같고. 정말 애매 하디 애매한 결혼 4년 차가 틀림없다. 하지만 남편과 나를 보면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듣고 있어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결혼 4년 차에도 항상 사이좋게 신혼처럼 지낼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랑하면 닮아간다고 했던가?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 우리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고 닮아가고 있다. 나는 남편을, 남편은 나를 닮아가며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남편을 닮아가는 나


남편은 야구와 커피를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결혼 전의 나는, 아니 결혼 후의 나는 야구와 커피에 관심이 없었다. 다들 얼죽아를 외치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에도 굳건히 녹차라떼를 마셨으며, 야구팬인 친구들 사이에서 치이면서도 야구장으로는 눈길도 안 주던 나였다. 이 점은 남편의 관심사여도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남편과 관심사를 공유한다는 것은 행복한 결혼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남편과 카페를 가면 괜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켜보고, 저녁마다 야구 중계를 보며 야구 경기의 규칙이나 선수들의 특징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나는 어느새 커피 하루를 시작할 수가 없는 사람이 되었고,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응원 굿즈를 몸에 장착한 채 직관을 가는 야구팬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스스로 느끼며 가장 뿌듯한 것은 역시나 남편이 웃으며 고맙다고 즐거워하는 순간이다.


매일 커피를 챙겨 마실 정도로 커피를 즐기게 된 나
야구장에 직관을 갈 정도로 열성팬이 되어버린 나


나를 닮아가는 남편


나는 산책과 식물을 정말 좋아한다. 날씨를 많이 타는 성격이라 하늘이 맑기라도 한 날에는 산책을 하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한다. 그래서 남편과 퇴근 후 저녁에 함께 운동이나 산책하는 것이 로망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땀을 흘리는 것을 싫어해서 운동은 일절 하지 않고, 식물에 대해서도 관심조차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창밖을 살피더니 "산책 갈래?"라고 물어보는 게 아닌가. 다음날에도 "바람 좋다. 오늘도 산책 갈래?"라고 물었다. 그때는 남편의 마음이 바뀔까 봐 나가기 급급했는데, 나중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 같이 하자고 했다는 남편의 말을 듣고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최근에는 20종의 식물을 키울 만큼 식물에게 애정을 쏟는 나와 함께해 주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식물을 살펴보고, 먼저 물을 주고, 심지어 함께 식물을 사러 화훼 단지에 방문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또 한 번 생각했다. 이 사람이랑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항상 즐거울 것 같다고.


퇴근 후 산책길을 함께해 주는 남편
새로운 식물을 들여오기 위해 함께 보낸 시간들


포털 검색을 통해 찾아보니 5년 이내의 부부들은 모두 신혼부부라고 기준을 잡더라. 생각보다 후한 기간에 적잖이 놀라긴 했지만 시간이 뭐가 중요하겠나. 10년 차 부부여도 남편과 신혼처럼 사이가 좋으면 그것이 신혼 아닐까?


앞으로 우리 부부의 미래는 아기가 생기면 달라지겠지만 항상 신혼처럼 서로가 좋아하는 순간들을 함께하며 늘, 여전히, 신혼처럼 잘 지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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