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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Dec 17. 2021

슬기로운 신혼생활을 위한 방법
= 불만 얘기하기?

살면서 말로 표현해야만 하는 것들


2021년 세 번째 결혼기념일을 보내고 4년 차 부부가 되었다. 간질간질한 설렘은 줄었지만 편안하고 익숙함에서 오는 따뜻함이 생겼고, ‘우리 뇌 공유 중인가?’라는 말을 매일 할 정도로 생각도 행동도 더욱 많이 닮아졌다. 그럼에도 각자의 다름과 서로에게 원하는 모습은 여전히 생기고 있다.


올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해서 4개월가량 인테리어 준비를 했었다. 둘 다 집을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기에 즐겁게 시작을 했지만, 막바지에는 처음으로 대판 싸웠었다. 연애와 결혼생활 도합 6년가량을 함께하며 눈물과 함께한 첫 다툼이었다. 그 이후 새로운 공간에서 집안일에 대한 규칙들을 새롭게 만들었다.


돌려 말하지 말 것


tvN <해피니스> 스틸컷


연애시절을 포함하여 큰 다툼이 없었던 건 어쩌면 둘 다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본인이 참을지 언정 상대방에게 맞추는 성격이라 가능했을거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에게 서운함을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직접 표현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결혼생활에서 이런 태도는 한계가 있더라. 이제 우리는 직접 말하기 시작했다.

최근 에어드레서를 새로 구입했다. 편리한 생활을 위해 구매했는데, 이로인해 갈등이 생겼다. 남편과 나의 사용 기준이 달랐던 것이다. 나는 ‘케어가 끝난 후, 옷걸이에 바로 걸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꺼내지 말자’ 주의였고, 남편 입장은 ‘케어가 끝났으면 꺼내야지. 근데 어차피 입을 옷인데 잠깐 주변에 놓는 건 괜찮지 않을까’였다.


서로의 기준이 다르다 보니 케어가 끝나도 옷을 바로 안 꺼내서 다른 옷을 넣을 때 번거로워진다거나 바로 앞에 있는 전신거울 위에 옷이 점점 쌓여갔다. 불만을 참고 쌓인 옷들을 매번 옷걸이에 정리를 하다 보니 진절머리가 났고 남편과 대화를 시작했다.


�� “나는 에어드레서에서 꺼낸 옷들을 거울에 걸어두는 게 싫어. 거울을 볼 수도 없고 입구 쪽이라 정리가 안되어 보여. 그래서 꺼낸 옷들은 옷걸이에 바로 걸어주면 너무 좋을 것 같아.“
�� “나는 안에 옷이 있으면 다른 옷을 넣을 때 귀찮아지니까 끝나면 바로 꺼내주면 좋겠어.”
�� “그럼 케어가 끝났다고 소리가 나면 누구든 가서 먼저 옷걸이에 걸어두는 걸로 할까?”
�� “그게 제일 좋겠네! 당장 귀찮아도 그렇게 하는 게 낫겠다.”


어라, 직접적으로 말했는데도 서운하긴커녕 오히려 속이 다 시원하네? 해결책도 찾았네? 그 이후로 집안일에 대한 대화는 계속되었다.


‘행복한 사람하기’라는
우리만의 귀여운 표현법


tvN <사생활> 스틸컷


“나는 저녁에 누군가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옆에서 같이 했으면 좋겠어. 똑같이 일하고 와서 힘드니까 같이 하면 금방 끝낼 수 있잖아.”
“한 명이 빨래를 갰다면 서랍에 가져다 놓는 건 나머지 한 명이 하는 걸로 하자.”


그렇게 ‘행복한 사람하기’ 라는 귀여운 표현법도 하나 생겼다.

“아, 나 오늘은 좀 쉬고 싶은데 네가 치워주면 나는 진짜 행복할 것 같다~ 난 행복합니다~”
“그럼 내일은 내가 행복한 사람 할래. 내일은 네가 치우기!”


속으로만 쌓아두고 있으면 병이 된다던데 사람들 말 틀린 거 하나 없다. 확실히 밖으로 표현을 하니 그에 맞는 새로운 방법들이 생겼고,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하게 되었다. 우리의 신혼생활의 지혜가 이렇게 하나둘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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