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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Jan 07. 2022

배우자와 한 팀이 되어
오래 행복할 수 있는 비법

할 일을 줄여주고, 한 일을 칭찬하라!


가려고 했던 카페에 자리가 나지 않아 근처 빌딩의 1층 카페에 앉았다. ‘00빌딩 직원 10% 할인’이라는 안내 문구를 보니 근무하는 직원에겐 할인 혜택이 있는 모양이었다. 들으려고 한건 아니었지만, 옆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이 연봉협상과 팀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귀에 들어왔다.


tvN <구미호뎐> 스틸컷


인사이동은 내가 원한다고 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이뤄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결혼은 내게 스스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팀 이동과 같다. 기존의 팀(원 가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팀으로 갈 기회, 앞으로 어떨지 잘 모르지만 일단 마음에 든 새로운 팀원(남편)과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겠다는 결심, 어쩌면 팀이 아닌 새로운 회사로 입사한 것과 같았다. 남편과 나, 팀원이 단 두 명인 우리의 바람은 ‘오래 함께 잘 지내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도 우리는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럼, 그때도 변함없을 거야.”
“어떻게 확신해? 다들 아이가 있으면 그때부터 진짜 결혼의 시작이라던데...”

“당신이 내겐 언제나 1순위니까.”


남편의 답변은 좋은 말이었지만, 늘 앞서 걱정하고 준비하는 나는 미래의 우리를 염려했다. 한 명의 희생과 수고에 의지하지 않고, 각자 독립된 인격체로, 한 팀으로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다. 아마도 첫째 딸로서 장남에게 시집온 엄마의 희생을 많이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자란 부모님의 결혼생활, 그 안에서 엄마는 아빠에 대한 서운함을 자주 표현했다. 하지만 자녀가 태어나기 전 엄마와 아빠가 서로 어떤 과정을 통해 가정의 기초를 다졌는지 알 수 없었다. 


‘결혼은 서로 맞춰주면서 사는 거야’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 지내야 편해’라는 말 대신 서로의 고유한 색을 지켜가는 조화로운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스틸컷


“여보, 우리 함께 매주 이거 한 편씩 보지 않을래?”
“좋아. 요일을 정해서 저녁에 볼까?”


부모님 세대와 달리 쉽게 필요한 콘텐츠를 찾을 수 있는 지금, 유튜브에는 부부가 잘 지내는 법에 대한 강의가 많았다. 내가 보자고 제안했던 영상은 가족, 부부 상담을 하는 남편과 아내가 함께 나오는 영상이었다. 결혼 32년 차의 두 사람은 가정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점들을 이야기해줬다.


“저는 퇴근 후 집에 오면 5분간 제가 할 일이 없는지 먼저 살펴봅니다. 아내의 일을 덜어줄 게 없는지 보는 거죠. 저희 부부의 경험으로 볼 때 아내에겐 할 일을 줄여주는 게 중요하고, 남편은 한 일에 대하여 아내에게 칭찬받을 때 좋더라고요. 그게 저희 부부가 잘 지내는 비결이기도 하고요.”


나는 무척 공감이 갔다.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있다면 모르지만, 누구나 퇴근 후 집안일을 하는 건 꽤 수고롭고 의지가 드는 일이니까. ‘스스로 알아서’ 솔선수범하여 준다면 얼마나 기쁠까. 또한 자신이 한 일에 대하여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면 무척 기분 좋은 일임이 틀림없다. 


tvN <청춘기록> 스틸컷


곰곰이 생각해 보니 회사를 퇴사해도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내는 이들은 함께 일을 하면서 더 돈독해진 사이였다. 서로 한 일에 대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고, 내가 해도 될 일을 앞서서 도와주었던 동료. 가까이에서 기꺼이 자신의 마음과 시간을 써준 이들이었다. 결혼도 같은 게 아닐까. 회사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가까운 동료’로 서로의 일을 격려하고, 할 일을 덜어주는 것. 그렇다면 오랫동안 사이좋게 같은 팀으로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새해를 맞아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서로의 다짐과 희망을 적는다. 나는 그가 한 일에 일단 칭찬부터 하기로, 그는 내가 한 번 더 신경쓰지 않도록 설거지 이후 싱크대를 더 깨끗하게 하기로 했다. 


"그럼 올해도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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