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안다고 더 행복하진 않다

맞닥드리고, 견뎌내는 게 행복과 불행을 맞는 우리의 자세다

by 추억바라기

자신이 살아갈 미래를 미리 알 수 있으면 정말 잘 살 아갈 수 있을까?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정재승 교수의 '열 두 발자국'에서는 행복은 보상의 크기에 따라 비례하지 않고 기대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만일 내가 미래를 알고 있다고 해도, 그 미래를 바꾸거나, 변화시키는 게 불가능하다면 오히려 그 미래를 알고 있는 게 더 불안감을 키울 수도, 슬픔을 가져올 수도, 좌절하여 실패한 인생을 만들 수도 있다.


앞으로 올 미래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여 모두 행복하게 살 거라는 보장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부자가 될 미래를 알게 될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사업이 실패할 미래를,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미래를 알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알게 된 미래에 대해서 개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면 그 미래에 대한 정보는 유용해질 수도 있겠지만, 미래를 알게 된다고 행복이 곁에 오는 것은 아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행복들은 갑작스럽게 다가왔을 때 그 행복은 배가 되고, 행복의 여운은 오래갈 것이다. 반대로 앞으로 올 행복한 일에 대해 미리 알고 있다고 하면, 처음 알게 된 순에는 그 행복감에 취해 기뻐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미리 알게 된 행복감은 무뎌지고, 익숙해져 오히려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릴 것이고, 오히려 그 행복이 닥쳤을 때 기대에 미치지 못해 불행하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아무리 작은 행복이라도 준비되지 않은 마음에 라이트를 켰을 때 빛의 영롱함과 크기는 행복에 젖은 마음 전체를 따뜻하게 할 수 있지만, 아무리 큰 행복이라도 미리 알고 있던 일이면 기다리던 시간에 반비례되어 행복의 기대감은 반감되고, 잃어버린 기대치만큼 불행한 마음을 채워 남아있는 자신의 행복도 잃어버리는 불상사를 맞을 수 있다.


불행을 미리 안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벌어지지도 않은 일 때문에 고민하지 말라는 말을 가끔 한다. 하지만 정말 나에게 생길 불행을 미리 안다면 그 불행이 오게 되면 잘 견뎌내고, 이겨낼 수 있을까?


물론 그 불행을 회피하거나, 이겨내기 위해 미리 방법을 찾고,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그 불행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사람들의 불안감은 배가 될 것이고, 예고된 불행을 견디지 못해 좌절하고, 포기할 것이다.


이렇게 예고된 불행은 불행이 오기 전에도 우리에게 좌절과 포기라는 단어를, 불행이 온 그 순간은 더 큰 불행의 시작임을 깨닫게 할 것이다. 불행도 미리 닥칠 불행임을 몰랐을 때에 견디고, 이겨낼 힘이 생기는 것이다.


세상 일 미리 안다고 행복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