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의 변화를 대하는 장남의 자세

형제들 간에도 경쟁은 있기 마련이네요

by 추억바라기

딸아이의 키가 부쩍 컸다는 이야기에 키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던 큰 아이가 갑자기 늦은 밤에 줄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저희 부부에겐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 녀석과 이제 중학생이 된 딸아이가 있어요. 나이 차도 있고, 성별도 다르다 보니 어릴 때는 아이들끼리 싸움도 없고, 오히려 큰 아이가 동생을 잘 보살피는 것 같아 다른 집 아이들과는 좀 특별한 관계(?)를 꾸준히 유지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런 우리의 기대는 아이들이 커 가면서 그냥 조금 늦게 나타났을 뿐 현실 남매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웬만해서는 아이들 말다툼에 관여하지 않는 저였지만, 조금씩 아이들의 말다툼에 중재를 하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죠. 그래도 성별이 다르다 보니 치고받고 힘으로 싸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더라고요. 아무래도 우리 가족의 일상을 글로 쓰다 보니 두 녀석도 제 글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 중에 하나라 가끔씩 아이들의 성격을 이야기할 때면 그 당시나 글을 쓰는 지금이나 서로 많이도 다른 성격을 보여주는 녀석들이 신기할 뿐이에요.


큰 아이는 장남의 특징들 중 하나인 책임감이 강하고, 사회성이 강한 아이예요. 밖에서 문제 만드는 것을 많이 싫어해서, 어느 누구에게나 자신의 장점을 잘 부각하고, 단점을 감추려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집에 오면 그 좋은 사회성이 없어져 버려요. 특히 여동생에게는 더욱 독하게 말이죠.

둘째 아이는 착하고, 둘째들이 특히 갖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이나 양보하는 마음이 강한 편이에요. 특히 사회적 약자나 곤란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항상 도와주려는 예쁜 마음을 가졌어요.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경제적인 관념이 무척이나 강해 자신의 돈 관리에 철저함을 보여요. 가끔은 이 녀석 나중에 부자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여러 장점을 가졌음에도 한 가지가 늘 아쉬워요. 매사 자신 없어하는 태도 때문에 저나 아내는 둘째 아이를 보면 항상 '잘한다', '그렇게 하면 돼' 등 칭찬을 입에 달고 살아요.


큰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저희 부부는 다른 것보다 아이의 성장을 가장 걱정하게 됐어요. 다른 게 아니라 저나 아내나 큰 키가 아니다 보니 선천적으로 물려주기는 애당초 어렵다고 포기한 상태였고, 아이의 후천적인 성장에 기대를 하는 상태였죠. 우리의 바람을 하늘이 들어주려는지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170센티미터를 넘어섰고, 금세 우리가 희망하는 178, 아니 조금만 더 애쓰면 180센티미터도 넘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었죠. 하지만, 이런 우리의 바람은 바람으로만 끝나는 듯 보였죠. 아들의 키는 1센티미터가 자라는데 6개월이나 걸렸고, 아이도 성장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했어요. 일찍 자려고도 하지 않았고, 운동도 꾸준히 하려고 하지 않았죠.


그런데 요즘은 둘째 아이의 성장에 많이 신경을 쓰는 것 같다는 아내의 제보가 있었어요. 다름 아니라 요즘 둘째 아이가 부쩍 먹기 시작하고, 키와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1~2달 사이에 키가 1.5센티미터가 크고 몸무게도 드디어 30kg을 넘었다는 소식을 공공연하게 아들에게 자랑을 했었다고 하네요. 그 뒤로 큰 아이가 부쩍 키를 키우기 위해 애를 쓰는 것 같다고 아내가 이야기해서, 그 날 이후 아들의 행동을 봤더니 생활 습관이 조금 바뀐 것 같았어요. 식사 양도 조금 늘렸고, 저녁 이후에 전혀 먹지 않던 식습관도 바나나나 우유를 먹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더라고요. 결정적으로 공부하고 와서 늦은 시간에도 줄넘기를 들고나가서 500~1,000개씩 줄넘기를 하고 들어오고, 취침 시간도 평소보다 1시간씩은 당겨서 자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아내 말로는 이게 다 동생이 키가 크니까 아마 자극을 받은 것 같다고 하네요.


둘째 아이랑 나이차도 나고 딸아이에 부족한 부분을 항상 놀리듯이 이야기하던 녀석이 동생이 컸다고 하니 꽤나 신경이 쓰였나 보네요. 저희야 나쁠 게 없는 것 같아요. 지나친 경쟁은 중재를 해야겠지만 이런 선의의 자극은 뒤에서 지켜보는 부모 입장에서는 흐뭇하네요.


"지금처럼 많이들 먹고, 둘 다 무럭무럭 자라거라. 나중에 엄마, 아빠 핑계 대지 말고.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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