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프레드릭 베크만의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나의 기사 엘사에게.
주글 수밖에 없어서 미안해. 주거서 미안해. 나이 먹어서 미안해. 너를 두고 떠나서, 이 빌어먹을 암에 걸려서 미안해. 가끔 개떡 지수가 안 개떡 지수를 넘어서 미안해.
- 중략-
비정상이었던 거 미안해. 사랑한다. 우라지게 사랑한다.
- 에필로그 중, 540페이지 -
세상의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할머니가 나더러 '나 원 참' 이라니. 경찰한테 똥을 던진 사람은 할머니잖아요."
"호들갑 좀 그만 떨어. 그러니까 꼭 네 엄마 같다. 라이터 있니?"
"저 일곱 살이에요!"
"언제까지 그걸 핑계라고 댈래?"
"아마도 여덟 살이 될 때까지요?"
"아직 어린애라는 건 나도 알아. 마르셀! 하지만 다른 머저리들을 전부 다 합쳐도 걔를 못 따라간 다니까! 그리고 이건 내 유언장이고 자네는 내 변호사잖아.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엘사는 문 앞에 서서 숨을 참는다. 그러다 할머니가 "아직은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렇지!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하니까!"라고 했을 때 눈물로 축축해진 그리핀 목도리를 들고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엘사의 귀에 들린 할머니의 마지막 말은 이거다.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하니까 내가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알리고 싶지 않은 거야, 마리셀. 암 같은 거 걸리면 슈퍼 히어로가 아니잖아."
"너희 할머니가 나를 가르친 게 아니다. 내가 ······ 가르쳐줬지." 괴물이 암호로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엘사는 숨이 가빠진다.
"아저씨가 ······ 아저씨가 ······ ."
바로 그 순간 경찰들이 너덜너덜해진 워스네 집 현관문을 닫은 뒤 떠나버리고 브릿마리가 격렬하게 항의하는 소리가 들린다. 엘사는 괴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아저씨가 ······ 늑대소년이로군요."
그러고는 숨을 한 번 내쉬고 나서 암호로 속삭인다.
"아저씨가 울프하트로군요."
그러자 괴물은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내가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는 거 알아.” 엘사는 엄마의 이마에 자기 이마를 댄다. “뭐든 다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엄마.” 둘이 하도 몸을 딱 붙이고 있어서 엄마의 눈물이 엘사의 코끝에 떨어진다.
“나는 일을 너무 많이 해. 절대로 집에 있을 줄 몰랐던 너희 할머니한테 그렇게 화가 났었는데 지금은 내가 똑같이 하고 있네…….”
엘사는 그리핀도르 목도리로 두 사람의 코를 닦는다.
“세상에 완벽한 슈퍼 히어로는 없어요, 엄마.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