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즘 바쁜 업무로 좀처럼 내 삶에 자양분 같은 글쓰기와 책 읽기에 소홀해진 느낌이다. 몸이 편해야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여가 생활도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난 요즘 쫓기는 일정과 과중한 업무에 이런 마음에 여유는 꿈도 못 꾸게 되었고, 몸은 불편하다 못해 여기저기 아프다는 신호가 오고 있다.
난 오늘 이런 건강 적신호로 하루 휴가를 내고 한의원을 다녀왔다. 직업병이라는 진단 아래 허리와 손목 통증 치료를 받았고, 1시간이 넘는 물리치료 내내 비워진 머릿속을 억지로라도 더 비우려고 '멍' 때리기를 고집하며 시간을 보냈다. 예전 같으면 이런 식으로 주어지는 나만의 1시간은 글을 쓰기 위한 소재 찾기의 시간으로 잘 활용되었고, 정말 이렇게 쏟아낸 생각들 속에서 글 소재를 두, 세 개씩 메모해오곤 했었다.
하지만, 최근 과중한 업무의 영향으로 글을 쓰려는 내 마음과는 달리 글 쓸 소재가 마치 가뭄에 논바닥처럼 갈라진 맨바닥을 내보이며 바짝 말라버렸고, 아무리 애써 찾으려 해도 금방이라도 솟아날 샘물 같았던 내 글 소재는 아무 곳에도, 어떤 시간도 생겨나지 않았다.
난 정말 슬럼프에 빠진 것 같다.
그래서 난 비워진 머리를 더 가볍게 비워내고, 아픈 신호는 적절히 도움을 받아 치료하고 있다. 억지로 끄집어내려고 애써도 되지 않는 생각은 그냥 지금의 상태를 인정하고, 오히려 새롭게 떠올라 채워질 글 소재를 넣기 위해 더 깨끗이 비워보기로 했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대한 해소는 이렇게 특별한 주제 없이도 무작정 써 볼 생각이다. 다시 채워질 내 글감들과 더 살이 오를 내 이야기를 위해 안 써지는 글이라도 무조건 써 볼 생각이다. 언젠가 벗어날 슬럼프를 생각하면 더 비워내고,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난 이렇게 준비하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 긴 터널 끝자락에 다가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미 그 터널을 벗어났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