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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바라기 Nov 13. 2019

뜻밖의 변수, 플랜 B는 옳다

살면서 Plan B는 준비하시죠?

일상을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의도하지 않은 일들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일들을 일반적으로 '변수'라고 말한다. 사전적 의미로 '어떤 관계나 범위 안에서 여러 가지  값으로 변할 수 있는 수'를 뜻한다.

 어제저녁까지만 해도 난 혼자 가는 제주도 여행에 좋아하는 올레길을 만날 생각에 한껏 들떠있었지만, 불과 상황이 바뀌는데 걸린 시간은 채 7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출근 준비를 하던 중 아침 뉴스에서 흘러나온 기상예보.

"오늘 낮 기온은 어제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제18호 태풍 미탁이 3일 오전 전남 서해안 상륙..."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태풍 소식에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믿고 싶지 않은 현실에 헛웃음이 났다.


 왕복 비행기 티켓 예매에 다녀올 올레길 코스 선택과 그에 따른 숙소 예약, 그리고 전체적인 일정까지.

모든 게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간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착각을,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너무 낙관적, 희망적 판단만을 했다. 매번은 아니지만 가장 나쁠 때에 대한 대처, 대응 방안을 고민해서 피해에 대한 최소화가 기본적인 패턴이었던 나. 정작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들뜬 마음에 '태풍'이라는 돌발 변수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


  태풍 때문에 출근해서도 실시간 일기예보에 온 신경이 곤두섰고, 계획했던 여행을 망쳤다는 생각에 마음은 한 없이 힘이 들었다. 그래도 넋을 놓고 있기에는 날려버리는 건 내 맘으로 족하다고 생각했기에 예약 티켓 취소 환불 규정을 찾아보고, 취소 시 조건 및 환불 금액 등을 확인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아직까지 버리지 못한 제주도 여행에 대한 마음이 깊어서 그런지 쉽게 예약 취소를 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운항 취소 또는 지연은 전액 환불이 된다는 규정이었다.  내 맘은 이때부터 두 녀석이 싸우기 시작했다.


 '전액 환불을 위해 결항이 돼라'와 '태풍이 갑자기 비껴가거나, 소멸돼라. 제주도 올레길 갈 수 있게'가 치열하게 말이다.


  정작 내 마음은 두 녀석의 아우성으로 치열한 전쟁터가 되었고, 9월 말에 어울리지 않는 더운 날씨까지 내 심신을 충분히 더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돌발 변수'가 생겼다. 반쯤 포기한 상태에서 아내의 지원이 있었다.


"그다음 주에 가는 건 안돼?" 


  웃으며 이야기하는 아내가 그 순간 마치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천사와 같았다.  바로 비행기 티켓을 확인했고, 조금 금액이야 올라가지만 이 정도야 부담이 가지 않는 상태였고, 숙소 예약 일정도 조건 없이 미루는 게 가능해 보였다.


   갑자기 생겨난 제주도 올레로의 나만의 여행길이 희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에게로 다시 왔다.  포기한 작은 마음에 희망의 불씨가 다시 일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이 생기고, 정신도 온전해졌다. 부랴부랴 다음 주 항공권 예약을 마치고, 다시 어제의 나로 돌아왔다. 

   이번 일과 같이 살다 보면 인생에서의 변수는 언제,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계획된 일이 틀어지거나 계획하지 않은 일들이 발생했을 때 항상 'Plan B'는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실제 우리에게 생겨나는 많은 일들은 'Plan B'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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