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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바라기 Nov 27. 2019

이 영화가 실화?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화 블랙머니 그리고 배우 조진웅

오랜만에 혼자 찾은 영화관. 그렇게 많은 영화관에 상영하는  영화라고는 몇 편이 되지 않았다.

영화관 전체가 '엘사' 열풍이다. 전체 상영관의 60%가 넘는 상영관을 겨울왕국이 차지하고 있었다. 겨울왕국만의  잔치였다. 평소 찾던 영화관은 주말이어도 사람이 그렇게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 영화관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도 낯선데, 대부분이 어린이다. 어린이에, 어린이만 영화관을 찾을 수 없으니 그 부모까지 합치면 관객 수가 어마어마할 거라는 건 예상 가능했다. 스크린 독과점 많이 와 닿지는 않았는데, 정작 내가 영화 보러 왔을 때 보려고 한 영화 상영 스케줄이 너무 없는 걸 보니 씁쓸한 마음이 든다.


   최근 다작 배우에 이름을 올린 조 배우의 영화 《블랙머니》를 관람하러 영화관을 찾았다. 작년부터 현재까지 상영한 영화만 총 6편이다.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 <광대들: 풍문 조작단>, <퍼펙트 맨> 그리고 오늘 소개할 <블랙머니>까지.

   배우 조진웅. 난 배우의 팬이다. 그의 연기와 스타일  그리고 그와 호흡하는 배우들과의 케미 모두 좋아한다. <독전>에서의 넘사벽 캐릭터에 혼신을 실은 연기가 너무 멋졌다. 흥행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으니 그의 배우 인생에도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되지 않을까 했다. 이렇게 좋아하던 배우가 여러 편의 영화를 쏟아내는 동안 마음으로 응원은 했지만, 정작 영화관에 가면 조 배우의 영화가 끌리지 않았다. 왠지 그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



  물론 영화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만큼의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 다만 시나리오와 배우의 연기력, 적합한 캐스팅   그리고 영화사나 배급사의 홍보 등이 찰떡같이 어우러져 영화관에 발을 들여놓는 관객 수가 이들의 궁합을 평가해주지 않는가 싶다. 최근 나온 그의 여러 편의 작품들 중 개인적으로 <광대들...>, <퍼펙트 맨> 은 너무 아쉬운 작품이었다. 많은 작품들에 출연하는 것도 좋지만 그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면서까지 관객들 앞에 서고자 했던 그의 성급함이, 영화의 스토리가 많이 아쉬웠다.


<<블랙머니>>, 금융범죄 실화극!


난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에 너무 놀랐고, 현재까지 이 금융범죄 사기극의 연루자인 당시 정관계 인사들이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것에 한숨이 나온다. 이야기는 과거 론스타와 외환은행 그리고 고위직 관리들이 벌인 사기 매각 사건을 파헤쳐 낱낱이 관객에게 알리는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다. 정말 영화 같은 이 이야기가 실화란다.  평가액 70조가 넘는 은행을 단 1조 6천억 원에 꿀꺽. 그게 가능한 시나리오였나 싶었지만, 경제 관련 문외한인 나에게도 감독은 이해가 쏙쏙 되는 설명으로 'BIS' 조작이니, 차명이니, 페이퍼 컴퍼니 등을 관객들에게 숙지시켰다.

   영화는 '금감원' 직원과 '대한 은행' 직원이 뺑소니 사고와 자살을 가장한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양민혁 검사(조진웅)가 성추행의 오명을 쓰고, 성추행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고자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스타펀드가 연루된 대한 은행 매각 관련 범죄를 의심하고,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다시 이야기 하지만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모티브가 되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이 사실에 크게 벗어날 수 없다. 즉, 사건에 대한 결과를 왜곡할 수 없기 때문에 난 이 영화를 보고 답답할 수밖에 없었고, 이 영화를 더 많은 관객들이 보고 아직 진행 중인 사건임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영화의 상세 줄거리를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다만, 12세 관람가일 만큼 사건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아주 착한 영화이다. 선정성, 폭력성 등 이런 의 범죄 영화를 기대하셨다면 맘을 접고, 연기 잘하는 배우가 나오는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 한 편 감상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난 조진웅 배우의 팬이다. 그의 작품을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난 그의 연기가 좋았고, 그의 사람 좋은 미소와 편하게 하는 말투가 좋았다. 이번 《블랙머니》를 보며 오랜만에 그와 맞는 옷을 입은 것이 기분 좋았고, 그가 출연한 영화가 흥행돼서 더 반가웠다. 물론 그 흥행 1위의 성적은 1주일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난 이 영화가 '겨울 왕국 2'의 광풍을 꿋꿋이 참고, 버텨내서 롱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조 배우의 팬으로서, 대한민국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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