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마다 드는 생각은 오늘은 어제보다 나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다. 그리 큰 욕심은 아닌 거 같은데 시간이 흘러 오전이 지나고 나면 남는 게 실망뿐이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도대체 어제는 어땠길래 더 좋은 오늘을 기다리나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어제 있었던 일들을 꼼꼼히 되짚어 본다.
그리 아쉬운 일도 그리 재미난 일도 없었던 하루를 생각해보다가 '왜?'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
'뭐가 크게 아쉬웠나? 아님 뭐가 그리 걱정되나?'
5년을 이렇게 살았다. 아니 지금 생각해보니 5년보다 더 긴 시간을 그렇게 산거 같다. 시간을 버린 거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쉽다. 그 시간이, 그때의 감정 낭비가...
그래도 요즘은 조급해하며 뛰지도 않고, 숨 고르며 걸어도 가보고, 쭈그리고 앉아서 쉬기도 해 본다. 이렇게 앞 질러가는 사람도 웃으며 지켜보기도 하고, 나란히 걷는 사람과 편안하게 이야기도 해보고, 뒤 쫓아오는 사람에게 손도 건넬 여유가 있어서 좋다. 이렇게 글을 쓰는 즐거움도 알았고, 책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혈기가 넘칠 때 터트리던 감정의 폭포는 아니지만, 작은 도랑에 파문이 일 정도의 혈기 넘치는 호기를 부리는 그런 '감정의 화(火)'가 아직은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나의 소중한 감정이고, 내가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꼬리표와 같으니, 여기까지는 양보하지 못하는 내 마음을 스스로 이해하며 살아가련다.
옳고 그름을 알고, 나이 듦에 감사함을 느끼는 지금의 내가 기특하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래서 난 이제 남 탓도 안 하고 내 탓도 안 하련다. 이리 사는 게 순리고,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