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미리 말씀드리지만 지금 육아를 하시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그냥 더 지나면 저희 애들 키운 추억도 잊힐까 아쉬워 기억나는 대로 꾸역꾸역 이렇게 써 보려고 해요.
큰 아이는 18살, 작은 아이는 14살이 되었네요. 둘은 4살 터울인 데다가 아들과 딸로 성도 달라요. 물론 아이들을 키웠던 환경이 조금씩은 달라서 아이들의 성격이나 식습관, 잠버릇 등 다양한 것들이 조금씩은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어요. 결정적으로 큰 아이는 처음이라 부모인 저나 아내가 조금은 키우는데 서툴렀을 수도 있고, 작은 아이는 아무래도 큰 애를 키워본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로 조금은 능숙하게 아이를 케어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다양한 환경적인 영향보다는 아이들의 기질, 성품, 식성 등은 아무래도 태어나면서 조금은 타고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봐요. 물론 외모도요. 우리 두 아이는 성별이 다르지만 외모가 조금 다른 듯 보이지만 팩트를 이야기하면 많이 닮았어요. 물론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와 닮았다는 건 큰 실례고, 내 자식에게 할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닮은꼴을 찾으라고 하면 둘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제 아들, 딸이 가장 닮은꼴입니다. 그냥 닮았으니까 닮았다고 할 수밖에 없네요. 오늘은 아이들의 서로 다른 잠버릇에 대해서 추억해 보려고 합니다. 달라도 너무 달라서 누구의 잠버릇이었는지 헷갈릴레야 헷갈릴 일이 없어요.
큰 아이는 아기 때부터 잠투정이 보통이 아니었어요. 처음 한 달은 처가에서 산후조리를 하느라 아이의 잠투정, 잠버릇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어요. 한 달이 되어서 아내와 아이를 집에데리고 오면서부터 큰 애와 저의 수면 전투는 치열하게 매일을 반복했죠. 큰 애는 갓난아이 때부터 요람에 재웠어요. 처음에는 요람에 재우니 저희 부부가 편하게 취침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쉽게 생각을 했죠. 외화에서 보면 아기가 있는 집들은 대부분 이렇게 편하게 아기를 재우는 모습을 많이 봤던 터라 그런 모습을 상상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은 너무 달랐죠. 잠을 재울 때도 큰애는 엄마에게 붙어서 모유를 먹고, 다시 제 품에 안겨서 잠을 청하는 루틴을 지켰어요.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분들은 잘 이해가 안 되겠지만 보통은 모유나 분유를 먹으면서 잠을 자는 게 보통이거든요. 그런데 저희 큰애는 숙(宿)과 식(食)을 정말 자~알 구분하더군요. 그 덕분에 항상 배를 채우고 제 품에 안겨 보통 20~30분을 움직여야 잠이 듭니다. 물론 운이 좋을 때는요.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조금 예민해 있을 때는 잠이 들었다가도 요람에 내리면 바로 울어서 또 안고 똑같은 방법으로 수면을 유도해야 했죠. 이게 길어지면 1시간 가까이 이렇게 씨름을 하곤 했죠.
이렇게 끝이 나면 얘기를 안 했겠죠. 밤에 이렇게 잠이 들고 나면 새벽에 최소한 한 번, 많으면 두 번을 깨기 때문에 하루에 아이를 안고 재우는 시간은 보통 2시간을 넘겼고, 새벽까지 비몽사몽 하며 아이와 씨름을 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렇게 잠이 오면 예민했던 큰 애의 잠투정은 꽤나 오랫동안 지속되더군요. 제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 낮잠이 오면 평소에는 그렇게 착하고 순하던 녀석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생떼를 부리곤 했어요. 결국 어릴 때 잠투정이 늦은 나이까지 가면서 저희가 꽤나 고생했었던 기억이 나요. 물론 중학교에 가면서부터 잠버릇은 많이 바뀌어 가기는 했지만요.
큰 아이에 반해서 둘째는 오히려 커서 잠버릇이 조금 바뀐 경우입니다. 둘째는 저희 집에 어머니가 오셔서 산후조리를 했어요. 그래서 아주 갓난아기 때부터 아이의 잠투정, 잠버릇을 보았습니다. 물론 처음 한 달은 이 녀석도 조금은 밤에도 깨고, 자다가 울고, 뭐 의례 아기들이 하는 당연한 행동들을 했어요. 어머니는 산후조리를 약속한 딱 한 달을 채우고 도망가다시피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힘이 드셨겠죠. 솔직히 큰 애 때와는 조금 더 걱정이 되었었던 게 우린 나이도 조금씩 늘어나고, 아직 어린 큰 아이도 있고, 한창 바쁘게 일할 나이였을 때라 육아에 조금은 걱정이 앞섰죠. 더욱이 큰아이와 비슷한 잠 패턴을 가졌을까 하는 걱정에 지레 많이 걱정을 했었죠.
하지만 둘째는 너무도 다른 잠 행보를 보여서 저희 부부는 정말 이걸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걱정해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였어요. 아이가 밤에 잠이 들기만 하면 아침이 될 때까지 그냥 자는 거예요. 그것도 아침에 깨워야 일어날 정도로 너무 잘 자서 정말 웃음밖에 나질 않더라고요. 물론 잠이 오면 혼자 잠도 잘 자고, 칭얼대는 것도 없어서 정말 순둥이도 이런 순둥이가 없구나 싶을 정도로 그렇게 커나가더라고요.
둘째를 키우면서는 집에 애우는 소리를 별로 듣지 못했을 정도로 '순둥순둥' 그 자체였다고 나 할까요. 아무튼 이렇게 얌전히 커나가던 녀석도 조금씩 커가면서 없던 잠버릇이 생기더라고요. 오히려 큰 아이는 예민함을 꽤나 오래 달고 살았는데, 둘째는 커가면서 순둥순둥 하던 잠버릇이 없어지고 밤에 자꾸 깨서 화장실을 가지 않나 자다가 저희 부부 침대에 와서 잠을 함께 자질 않나. 오히려 크면서 어릴 때와는 다른 잠버릇 루틴을 구축해 나가더라고요.
아무튼 이렇게 서로 상반대는 잠버릇을 가진 두 녀석이 이제는 한 녀석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한 녀석은 중학생이 되네요. 물론 아이 때 잠버릇들이 꾸준히 유지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커나가면서 좋은 습관이든, 나쁜 버릇이든 부모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주변 환경의 따뜻한 배려가 있으면 이런 것들은 만들어지고, 고쳐지고, 지켜지기 마련인 거 같아요. 저희 아이들도 크게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아이들 자신 스스로를 사랑하는 아이들로 오늘도 잘 성장해 나가고 있답니다.
※ 육아일기를 쓰기에는 우리 아이들이 부쩍 커버렸지만 가끔씩 아이들 키울 때 생각하며 육아일기 시리즈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오늘이 그 첫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