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의 그림으로 읽는 샤갈]8편. 서커스

삶이라는 무대, 광대의 얼굴

by 이안

1. 서두 — 원색의 폭발, 원형 무대의 긴장


한밤의 원형 무대가 눈부시게 열립니다. 푸른 말이 앞다리를 치켜들고, 그 위에서 무희가 팔을 벌려 균형을 잡습니다. 공중에서는 두 곡예사가 서로의 손을 붙잡고 날아오르고, 아래에서는 광대가 붉은 입술을 활짝 벌린 채 웃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웃음의 그림자는 길고 어둡습니다.
샤갈의 〈서커스〉는 단순한 축제가 아닙니다.


이는 삶이라는 무대를 비추는 은유, 인간의 환희와 고독을 동시에 드러내는 상징의 연극입니다.


2. 장소와 생애 맥락 — 파리 메드라노 서커스와 예술가들


샤갈은 파리에서 머무르던 시절, 종종 몽마르트르의 메드라노(Medrano) 서커스를 찾았습니다. 피카소, 루오, 세잔 이후의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영감을 얻었지요. 서커스는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값싼 티켓으로 큰 영감을 주는 무대였습니다. 샤갈은 무대 위의 광대와 곡예사, 말과 음악 속에서 인간 존재의 드라마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커스는 내 인생이다. 그것은 고통과 기쁨,
추락과 환희가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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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 Chagall, Le Cirque (The Circus / 서커스) / 제작 연도: 1964년

재료: 구아슈와 수채, 파스텔, 잉크를 종이에 혼합 (Gouache, watercolor, pastel, and ink on paper)

크기: 약 46 × 61 cm / 소장처: 프랑스, 니스 샤갈 국립미술관 (Musée National Marc Chagall, Nice)


3. 도상학적 분석 — 원형의 무대와 가면의 얼굴들


그림 속 원형 무대는 하나의 세계를 뜻합니다. 그 위에는 말, 무희, 곡예사, 광대가 모두 제각각의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원형의 객석은 관객의 시선을 담아내며, 인간이 언제나 타인의 눈빛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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