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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건축의 인문학] 21편. 세비야 알카사르

— 겹쳐쓰기로 남은 궁전의 기억

by 이안

1. 서두 — 안달루시아의 태양 아래


세비야의 한낮은 눈부시다.
흰 벽과 오렌지 정원, 물길 위로 쏟아지는 빛이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무대처럼 만든다.


그 중심에 자리한 알카사르는 단순한 궁전이 아니다. 이슬람 왕조의 요새였던 곳에 기독교 군주들이 무데하르 양식으로 다시 세운 궁전, 시대마다 덧씌워진 건축의 팔림프세스트다.


성문을 지나 내부의 정원과 아치, 타일 장식 속으로 들어가면,
천 년의 문명이 겹겹이 얽힌 기억의 궁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2. 역사적 기원 — 이슬람의 요새에서 기독교 궁전으로


알카사르의 뿌리는 10세기 이슬람 왕조의 요새였다. 코르도바 칼리프령의 권력이 안달루시아를 지배하던 시절, 이곳은 행정과 방어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1248년, 카스티야의 페르난도 3세가 세비야를 정복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이슬람의 요새는 기독교 군주의 궁전으로 전환되었고, 왕들은 파괴 대신 전유를 선택했다.


이슬람 건축 장인들이 그대로 참여해 새로운 궁정을 세웠고,
이는 무데하르(Mudéjar)라는 독특한 양식을 낳았다.
이 양식은 기독교 권력의 상징물 안에 이슬람 장식미학이 살아남은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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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알카사르 정원과 궁전 건물 (Alcázar von Sevilla)


3. 건축적 특징 — 아라베스크와 낙원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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