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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회근 금강경 강의]12편. 진정한 공덕이란 무엇인가

삼륜체공의 실천 철학

by 이안

1. 오늘의 경구


若菩薩作是言(약보살작시언)

我當莊嚴佛土(아당장엄불토) 是不名菩薩(시불명보살)

何以故(하이고) 如來說莊嚴佛土者(여래설장엄불토자),

卽非莊嚴(즉비장엄),是名莊嚴(시명장엄)


만일 보살이 “내가 불국토를 장엄하리라”고 말한다면, 이는 보살이라 이름할 수 없다.

왜 그런가? 여래는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참된 장엄이 아니며, 다만 ‘장엄이라 이름할 뿐’이다.


2. 남회근의 해석 — 공이 아닌 ‘공의 자각’을 닦아야


남회근은 이 대목에서 ‘장엄’이라는 단어에 숨어 있는 미세한 아상의 그림자를 꿰뚫는다. 겉으로는 불국토를 아름답게 꾸미겠다는 거룩한 발원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내가”, “이렇게”, “무엇을 하겠다”는 주체 의식이 개입되면 그것은 곧 집착된 분별심이 된다.


이처럼 선의조차 수행의 걸림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 금강경의 독특한 통찰이다. 남회근은 이 구절을 단순한 부정의 논리가 아니며, 공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공이 아님을 깨닫는 길이라고 본다.


이는 “공조차도 공이 아니다”라는, 궁극의 무집착을 향한 안내다.
공을 개념화하거나 소유하려는 순간, 그것은 이미 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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