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착 없이 베푸는 마음,
1. 경전의 의미 ― 머무르지 않는 보시란 무엇인가
「須菩提!菩薩於法,應無所住 行於布施。」
(수보리! 보살어법, 응무소주 행어보시)
부처님은 수보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살이 법(法)에 대해 실천할 때에는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말고 보시를 실천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應無所住'(응무소주)라는 표현이다. 즉, 아무것에도 ‘머무르지 않는’ 상태에서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보시(布施)는 물건을 주거나 도와주는 행위이지만, 금강경에서 말하는 보시는 단순한 물질적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자아와 대상, 행위’
삼자를 모두 내려놓은, 무집착의 실천이다.
남회근은 이 구절을 금강경 전체에서 가장 실천적인 핵심 구절로 본다.
그는 ‘무주’(無住)를 단순히
‘고정된 대상에 머물지 말라’는 정도가 아니라,
‘자아조차 잊고, 행위조차 의식하지 않으며,
받는 대상조차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보시’라고 해석한다.
즉, 보시를 하면서 “내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 “저 사람이 고맙게 받아야 한다”는 기대, “이 행위는 선행이다”라는 의도조차 모두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야 비로소 '무주상보시기'가 가능하며, 그것이 진정한 보살의 실천이라는 것이다.
남회근은 특히 유가와 도가의 수행법과 비교하며, 유가에서 말하는 인(仁)과 도가에서 말하는 ‘상선약수’의 정신도 본래 ‘무집착’의 태도와 연결된다고 본다. 다만, 유불선 가운데에서도 불교는 무아와 공(空)의 통찰을 통해 자아에 대한 철저한 해체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실천에 있어서도 훨씬 더 깊은 해탈을 지향한다는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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